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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돌아오긴 했지만, 구둔역에 왔습니다.

 

건축학개론 촬영지로 이름이 나서인지 근처엔 사람 한 명 없는데 여기만 관광객들이 잔뜩 있네요.

옛 구둔역의 모습을 잘 간직하면서도 관광지로 이름이 난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그나저나 저 벤치는 어떻게 저렇게 꺾였는지... 찍고 나서 사진기가 이상해진 줄 알았네요.

 

 

언제적 시간표일까요, 

죽령, 마사, 신기… 여기서 열차가 안 간지 꽤 된 법한 행선지들이 많이 보입니다.

 

낙서야 뭐, 이런 풍경을 좋아하는 저로써는 조금 아쉽지만 이미 다 같이 세기는 공간이 된 것 같네요.

 

많은 연인들이 인증샷으로 바쁘지만... 전 혼자 왔으니 이제 떠나 볼까요?

여기서 혼자 인증샷 찍고 있으면 이상한 사람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제가 여행을 가서 챙겨보는 게 있습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 국보, 보물, 명승인데요. 어딘가로 가게 되면 그 동선에 있는 이 네 가지는 가급적 챙겨 보는 편입니다.

 

그런 명승이 경기도 양평에 하나 있는데, 바로 구질현입니다.

사실 찾아봐도 자료가 영 마땅치 않아 좀 뒤적거려야 했는데, 이 곳 구둔의 옛 이름이 바로 구질이었네요.

 

말 그대로 구질 고개, 이 근처에서 관동대로를 따라 고개를 넘으면 매월리로 가는데 그 중간의 고개가 바로 구질현입니다.

 

도저히 찾아봐도 안내란 보이지 않지만,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꿈꾸는 숲에서 등산로 입구가 있다 해서 이렇게 찾아와 봤네요.

 

 

 

 

그러다 쭉 들어가 보니 단체의 숲 안내라는 안내판이 보이네요.

조금 더 들어가보니 드디어 찾던 이름, 구둔치가 나옵니다.

 

총거리는 3km 남짓, 고갯길이니 그렇게 힘들이지 않고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 길이 안 좋습니다.

어지간히 찾는 사람이 없는 모양인지, 잔뜩 쌓인 낙엽에 길이 영 분간이 가지 않네요.

간간히 보이는 깔개가 그나마 여기가 맞는 길인지 알려주는 느낌입니다.

 

길도 생각보다 돌이 많고, 러닝화를 신고 오를 길은 아닌 것 같아 아쉽지만 중도에서 포기를 했습니다.

올라가는 길 보다 내려오는 길이 더 어려울 테니까요.

 

다음에 등산화라도 들고 찾아와야 할 것 같은 길이네요.

여러모로 안내나 관리가 명승이라는 이름값에 비하면 부실한 것 같아 아쉽습니다.

 

 

어느덧 잔뜩 흐려진 하늘.

산에서 조금 서둘러 내려온 것도, 저녁부터 비 예보가 있기 때문이기도 했죠.

 

구둔을 떠난 뒤 도로는 342번 지방도와 공용구간에 들어섰고, 월산저수지를 지나며 한 컷 담아 봤습니다.

다들 낚시를 하고 계신데, 저도 나중에 낚시나 한 번 배워볼까 싶네요.

 

뭔가 지금 성격이나 취미에 잘 어울릴 것 같기도 하고요.

 

직장 동료가 민물낚시를 다니던데, 거기나 따라가 볼까…

생각을 잠깐 하며 잠도 깰 겸 한 마리 잡히나 구경해보는데, 별 소식이 없습니다.

 

 

자 갈 길 가야죠, 네비게이션 상에 이제 곧 지날 모라치고개가 보입니다.

 

티맵에서는 이 전의 월산3리로 빠지는 길을 345번 지방도로 안내하지만,

알아본 결과 공유 구간으로 모라치고개를 넘는 길이 맞으므로… 여길 넘기로 했습니다.

 

모라치고개는 월산리에서 고송리를 잇는 고갯길로 양동면과 지평면의 자연경계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 길, 비포장도로입니다…

 

 

 

그나마 시작 즈음에는 시멘트로 깔린 길에 산에서 굴러 들어온 흙, 자갈이 쌓인 느낌이었는데,

점점 길이 거칠어집니다.

 

힘내라 K3… 세단에게 이게 뭐하는 짓인지…

 

 

양동면 표지를 보고 조금 더 앞에 교차지점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뒤에는 지평면이 써져 있군요.

이런 경계가 되는 고갯길에서 경계점이 나왔다는 건, 이제 다 올라왔다는 얘기겠죠.

 

이런 인적 드물고 포장도 안 된 길인데도 할머니 두 분이 지나가시던데, 차로도 가기 버거운 길을 거뜬히 다니시는 모습이 참 대단하십니다.

 

 

운전에 집중을 해서 그런지 그다지 올라가는 느낌은 못 받았는데, 나무 사이로 보이는 풍경을 보니 꽤나 올라왔더군요.

이제 다시 내려가야 하는데, 지평면에 들어서니 길이 훨씬 더 안 좋아지기 시작합니다.

 

중간에 폐건물도 몇 채 있고, 어둡거나 기상 안 좋을 때에는 무서워서 도저히 못 지나갈 것 같습니다.

어쨌건 무사히 고갯길을 넘었으니 이제 다시 길을 따라 쭉 달려 봅시다.

 

2022. 0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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