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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별 이유는 없었습니다.

그냥 오랜만에 시간을 보내고 싶었던 친구가 있었고, 그 녀석이 마침 수원을 가자고 하네요.

 

차에 시동 걸고, 적당한 공영 주차장을 하나 찍고 오니 1시간 남짓.

애매한 시간에 만나 운전을 하고 오니 생각보다 피곤해서, 일단 커피나 한 잔 해볼까 합니다.

 

 

저는 맛집을 참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의외로 직접 알아보고 가는 건 잘하지 않죠.

믿을 만한 지인들의 추천이 따로 없다면, 그냥 무작정 걷다가 느낌 따라 들어갑니다.

 

'at the end espresso'.

얼마 전이었죠, 대구에서 에스프레소로 좋은 기억을 남겼던 게.

 

왠지 들어가고 싶어지는 가게입니다.

 

 

메뉴를 자세히 보진 않았습니다.

저 잔 들은인테리어의 일부...? 잠시 후에 한 번에 우르르 치우시는 걸 보니 인테리어는 아닌가 봅니다.

 

무튼 저 테이블 위에 잔뜩 쌓인 데미타스들을 보니, 시킬 건 하나뿐이겠네요.

 

 

에스프레소를 참 좋아합니다.

집에도 커피머신을 하나 두고 일어나서 한 잔, 출근하기 전에 한 잔 마시고 집을 나서죠.

 

여기도 참 좋습니다.

사람이 북적이는 곳인 만큼, 소소한 재미는 없지만 그래도 커피에 진심이라는 느낌은 받게 되는 곳이네요.

 

말을 따로 안 하면 설탕을 꽤 많이 넣어 줍니다.

저는 설탕 빼고 한 잔, 그리고 꽤 마음에 들어 연이어 한 잔 더 주문해봅니다.

아몬드 칸투치는... 생각보다 배가 고팠어서 커피 먹기 전에 그냥 다 우걱우걱 먹어버렸네요.

 

 

다음 잔은 발음하기도 힘든 스트라파짜토 입니다.

힘내서 발음해가며 주문했더니, 점원들끼리는 '스트라'로 통하는군요. 파짜토가 힘들었는데...

 

역시 변형 기출은 제 스타일은 아닙니다.

그래도 열심히 묻혀놓은 잔 테두리 따라 홀짝거리며 먹는 재미가 있네요.

 

꽤 열심히 저었다고 생각했는데, 바닥에 설탕이 한가득.

숟가락으로 퍼먹으면, 이게 디저트죠.

 

이제 잠도 깼으니, 화성을 따라 걸어봅니다.

 

 

 

바람이 엄청나게 붑니다.

모자도 날아가고, 걷는 방향을 잘못 정했는지 걷는 내내 바람이 얼굴을 때리네요.

 

그래도, '좋다~' 하면서 걸을 수 있는 길입니다.

 

 

저 멀리, 잔뜩 올라간 타워크레인들이 눈에 띄네요.

계속해서 바뀌어가는 도심지와 그대로 멈춰버린 성곽의 대비는 꽤 재밌습니다.

 

겸사겸사, 다른 나라에서 뽑아 온 듯한 교회까지 겹쳐 보이네요.

 

 

길을 따라 걷기를 한참, 남수문이 나타나고 자연스레 남문시장 쪽으로 길이 합쳐집니다.

 

 

남수문에서 수원천을 따라 있는 노포들은 여전하네요.

몇 가게가 없어졌나 싶기도 한데, 기억이 정확하진 않습니다.

 

그래도 가장 인상 깊었던 대장간은 여전히 있어서 내심 좋았네요. 정작 사진은 안 찍어 왔지만.

 

중심가는원래 통닭이 유명했는지, 영화 붐에 더 많아진 건지 모르겠지만 온 사방이 통닭입니다.

저녁을 먹을 때가 됐긴 했지만, 오늘 저에겐 순대국밥을 먹겠다는 소명이 있으니 그냥 쑥쑥 지나칩니다.

 

 

목적지는 수원역 앞, 팔달문을 거쳐 마저 더 걸어가 봅시다.

 

2022. 0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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