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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속초를 다녀온 후에, 약간 여행에 불이 붙었다.

 

친구와 함께 포항 여행을 같이 가서 먹었던 국밥이 떠올라,

오랜만에 같이 포항에 가서 국밥이나 한 그릇 먹기로 한 건 좋은데...

 

막상 국밥 하나 먹으러 포항을 가자니 길이 참 멀다.

 

여차저차 여행에 뼈를 세우고, 살을 붙이고...

단양~영천~예천~대구~포항으로 이어지는 루트를 짜 봤다.

 

 

금요일에 연차를 쓰고, 길이 안 막힐 것 같은 10시 즘에 출발.

적당히 한 시간 달리고 나니 덕평에 도착했다.

 

아침을 일찍 먹어서 허기진지라 크리스피 하나 물고 사진을 찍으려는데,

카메라가... 켜지지 않는다.

 

몇 번 지지고 볶다가 결국 이번 여행은 폰카에 맡기기로 한다...

 

 

첫 번째 경유지 도담삼봉.

돌 세 개 끝. 입장료(주차료)는 3000원이다. 지역에 이바지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납부하고 안을 조금 걸어 본다.

 

 

안쪽에 명승으로 지정된 석문으로 가는 계단이 보여서 오르는데, 경사가 보통이 아니다.

몇 계단 안 오른 것 같은데 저 아래 봉우리들이 작게 보일 정도.

 

석문은 이 풍경이 보이는 팔각정에서 조금 더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야 한다.

 

 

생각 이상으로 커다랬던 석문.

도담삼봉보다 이쪽을 좀 더 잘 꾸미는 게 훨씬 낫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존재감이다.

 

옛날에 있던 석회동굴이 무너지면서 입구 부분만 남았다고 하는데,

참 멋있다. 멀리서 찾아와서 봐야 할 정도의 명승인가요? 라고 물어본다면 조금 머뭇거릴 수 있지만... 그래도 특이하다.

 

 

원래는 영주의 소수서원과 부석사로 가야 했지만...

배가 고팠다... 금강산도 식후경 아닌가?

 

동선이고 뭐고 신경 안 쓰고 먹기로 했던 예천으로 넘어와 용궁면으로 왔다.

회사의 쩝쩝박사 분들의 많은 추천을 받아, 오징어볶음을 주문!

 

 

일단은 순대집이고, 막창순대도 먹어보고 싶어서 모둠도 주문하고, 둘이 왔으니 볶음도 둘!

오징어순대 1인분에 오징어가 한 마리인 건가...?

 

어째 익숙한 볶음들과 야채:오징어 비율이 심히 다른 느낌이다. 오징어가... 많아...

맛은, 불맛 확실하고 양념 간은 센 편인데 맵지는 않다. 즉 밥반찬이다.

 

먹을 때에는 그냥 맛있네 하고 먹는데, 이거 뒤끝이 좀 있어서 나중에 대구쯤 가니까 불맛이 생각나서 살짝 그리워진다...

 

 

막창순대는 나쁘지 않다 정도.

가끔 기름 잔뜩 낀 녀석을 만나서 당면이 살짝 바삭할 정도로 튀겨진 녀석을 집으면 정말 맛있다.

 

근데 저 열 조각 중에 그런 조각이 두 조각인 게 문제...

나머진 그냥 뭐, 쫄깃한 순대 느낌.

 

 

생각보다 강렬한 불맛에 입을 헹굴 필요가 생겼다.

주차하려고 동네 한 바퀴 도는 중에 시선을 강탈했던 상호, '용궁특별시'...

 

 

디저트가 차게 나오는 점은 아쉽다.

뭐, 맛집으로 알고 온 곳은 아니니 그냥 먹고 쉬는데 중점을 둬보자.

 

근처에 역이 있어서 시간표를 보니 잠시 후에 김천으로 가는 열차가 지나간다는데,

기차나 한 장 담고 움직이기로 한다.

 

 

옛날에 한참 철도사진을 찍고 다니던 시절이 있는데, 그때도 경북선은 참 출사 하기가 힘들었던 기억이다.

수도권에서 멀기도 멀고, 열차도 참 적은 곳.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짤막한 녀석이 다니지만, 그래도 멈추진 않은 것 같아 다행이다.

이제 다시 영주로, 시간이 생각보다 늦어 소수서원은 힘들 것 같지만 부석사는 한 번 가봐야겠다.

 

2022. 0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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