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분 좋게 입구에 도착한 건 좋은데, 신발이 러닝화네요.
안 그래도 지난번 여행 때도 오래 걷다 보니 발바닥이 생각보다 아파서,
그냥 등산화를 신고 다녀야겠다 생각했는데 습관적으로 또 러닝화를 신고 나왔습니다.
뭐... 그리 오래 걸을 것도, 높이 올라갈 것도 아니니 조금 참으면 괜찮겠죠. 한 번 올라가 봅시다.


사람이 많이 찾지는 않는지 길에는 낙엽이 잔뜩 쌓여있습니다.
길가도 아주 깔끔하고요. 그래도 계단이나 난간 등의 시설은 또 잘 되어 있어서 걷기 참 좋은 길이네요.
등산이라기엔 조금 완만한 경사의 길이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적당히 오르다 보니 둘레길 표지가 보이기 시작하네요.
가고자 하는 길이 둘레길과 같으니, 저걸 따라가면 되겠습니다.

아쉽게도 앉아서 뭔가 보이는 건 없던 벤치.
그래도 잠깐 앉아서 물 한 모금하고 지나가 봅니다.


분명 입도할 때 등산복을 입으신 무리가 많이 계셨는데, 그분들은 안 계시네요.
산행 내내 사람을 한 번도 못 만나는 건 또 처음입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아주 없진 않은지 잊을만하면 등산객의 흔적이 간간이 보입니다.


잘못 신고 온 신발이 살짝 아쉬워지는 순간이 왔네요.
러닝화는 아무래도 바닥이 미끄러워서 발끝에 힘을 팍팍 주며 걸어야 되다 보니 좀 더 피곤합니다.

다행히 조금 올라가니 갑자기 수목이 눈높이로 내려앉기 시작하네요.
오를 만큼 다 올랐고, 이제 능선을 따라가는 길인가 봅니다.


둘레길 스탬프는 따로 찍고 있지 않긴 합니다만, 그래도 사진은 남겨야겠네요.
둘레길은 상산봉을 정점으로 이 근처를 한 바퀴 도는 형태로 되어 있지만,
하이킹에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고개를 넘어 국사봉까지 쭉 걸을 수도 있습니다.



상산에서 본 풍경은 바다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평촌 방향을 바라보는 풍경이 제일인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야경으로 유명한 하코다테의 풍경이 부럽지 않은 장관이네요.
물론 야경을 찍긴 좀 힘들겠지만요.

진달래와 철쭉 구분법을 얼마 전에 배웠죠. 잎사귀가 같이 있으면 철쭉, 잎사귀가 없으면 진달래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녀석은 철쭉이겠네요.
신록도 좋지만, 역시 관심을 끄는 건 꽃이죠.
초록빛, 갈색빛으로 가득한 산에서 선명한 연분홍색이 참 눈에 띄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합니다.

올라올 때와 다르게 크게 가파르지 않은 길을 따라 천천히 하산해 봅니다.


하산길 말미에는 옛길과 지금 길이 뒤섞여서 사실 제대로 길을 찾기가 조금 힘들긴 합니다만,
사실 어디로 나가던 결국 다 근처여서 별 상관은 없을 것 같습니다. 네이버 지도가 안 되는 곳도 아니니까요.
그래도 산이라고 올라갔다 내려오니 제법 출출해지네요.
바로 앞이 해수욕장이고 먹거리도 조금 있어 보이니 일단 요기부터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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