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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내려온 길이 지금 등산로는 아닌지, 길을 걷다 보니 갑자기 주택 뜰 안쪽으로 들어왔습니다.

뒤편으로 큰 교회가 보여, 일단 교회면 진입로는 있겠지 싶어 가봤더니 이제야 마을길이 보이네요.

 

벚꽃은 졌지만, 산 가득 채운 신록이 한철 지나가는 벚꽃보다 더 예쁘게 느껴집니다.

 

그러고 보니, 요즘은 벚꽃도 너무 모아서 심어놔서 뭔가 멋이 덜해지는 느낌이에요.

분홍빛 벚꽃은 저런 산속에 한 두 그루 섞여있을 때 정말 아름다운 법인데 말이죠.

 

 

마을까지 내려오니 고양이 세 마리가 줄줄이 옵니다.

확실히 사람 사는 곳 가까이 오긴 했나 보네요.

 

 

해수욕장은 이미 폐장하기도 했고, 물때도 간조라서 해수욕장 느낌은 안 나네요.

 

조금 놀란 건, 인천 해수욕장 치고 모래가 참 곱다는 것이었습니다.

영종도 서안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모래가 좀 입자가 거친 느낌이 있거든요.

 

여기는 모래도 곱고, 물때 맞춰서 오면 물놀이하기도 참 좋을 것 같네요.

 

 

해수욕장 바로 앞의 가게, 평소 같으면 안 갔을 법한 느낌이긴 합니다만 애초에 연 식당이 몇 보이지 않습니다.

 

보통 이런 곳을 꺼리는 게 관광지에서 성수기만 노리고 대충 영업하는 곳이 많아 그런 건데,

반대로 지금도 영업 중이면 동네사람들이 먹는다는 뜻이겠죠.

 

문에 붙여놓은 회덮밥 15,000원이 마음에 걸리기도 했고, 배도 고프기에 한 그릇 먹고 일어나 봅니다.

 

초장에 참기름, 거기에 상큼한 야채에 담백한 회 그리고 밥!

정말이지... 무슨 생선을 회로 썰어 넣어도 맛있는 요리죠.

 

 

세시에 아이 하원 시간까지는 돌아가야 하기에 버스를 타고 평촌으로 가려했더니, 미운행 시간이 있습니다.

기사님 점심시간에는 한 시간 정도 버스가 없네요. 넘어가는 건 상관없다만 돌아올 길이 막막합니다.

 

이대로 평촌으로 걸어서라도 넘어갈지, 아니면 이 근처를 돌아볼지 고민이 되네요.

 

 

그래도 장봉도 왔는데 중심지는 가봐야지 하면서 고갯길로 향해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시간이 도저히 아닌 듯합니다.

 

이번에는 아쉽지만 옹암 위주로만 돌아보죠.

어설프게 거리만 늘리느니, 차라리 한 곳이라도 제대로 보는 게 정답일 것 같네요.

 

 

스트레스받으면 먹는 걸로 푸는 성격인지라, 마침 삼목항에서 자극만 받았던 크림빵을 하나 집어 먹어 봅니다.

뭐, 맛이야 그 맛이죠. 그래도 머리에 카페인과 당이 들어가니 기분이 좀 좋아지네요.

 

아쉬움이야 어쩔 수 없고, 아까 옹암 쪽에서 넘어가다 말았던 상산 뒷길로 한 번 걸어봐야겠습니다.

그래요,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또 그쪽으로 가보겠어요.

 

2026. 0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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