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따라 내려와서 뭔가 큰 건물들이 보이는 곳으로 왔는데, 어째 방향이 이상합니다.
지도를 보니 다 와서 동구청 반대 방향으로 걷고 있었네요.
크기는 거의 서 급으로 큰데, 간판은 지구대라고 써져 있는 신기한 경찰서 앞에서 다시 왔던 길을 돌아 갑니다.
아마 옛날에는 좀 더 큰 급의 서였을까요?
동구청 앞까지 내려오니 갑자기 바람이 세게 불기 시작합니다.
그러고보니 오늘부터 꽤 추워질거라고 예보가 계속 나오긴 했었죠.
스티로폼 박스가 날아가는 걸 찍었는데, 생각해 보니 날아가는 모습이 사진에 담기진 않겠네요.
자 무튼 돈도 입금했으니, 다시 또 정처없이 걸어봅시다.
일단 저녁 약속을 삼치거리에서 막걸리 한 잔 하기로 했으니, 동인천 방향으로 걸어볼까요.
로타리에 큰 전광판이 있길래 봤더니 현대제철의 설비 온도가 나오네요.
아무래도 제철소 특성 상 많은 공해가 발생하기에 이렇게 만들어 놓지 않았나 싶습니다.
포항 거리를 걸을 땐 관심이 없어서 그랬나, 이런 것 까진 못 본 것 같았는데요.
천천히 거리를 걷다 보니 별 게 다 보이네요.
미쯔비시 필름이라니... 나름 필름도 좀 써본 사람입니다만 한 번도 못 써본 필름입니다.
제가 주로 썼던 건 일포드, 후지, 아그파 정도였으니까요.
SLR 특유의 촬영감... 확실히 DSLR보다도 더 가감없던 그 셔터박스의 느낌이 정말 좋았는데요.
결국은 저도 편의성 찾아 DSLR로, 이젠 미러리스를 쓰고 있으니... 이런 변화는 어쩔수 없나 봅니다.
그리움 만으로 쓰기에는 확실히 버거운 불편함이 있어요.
송림로를 따라 걷는데, 어째 동네 분위기가 을씨년 스럽습니다.
단순히 오래된 동네가 아니라 어째 사람이 안 사는 느낌...
계단 위로 올라가서 걸어볼까 싶다가도, 사실 이 정도로 어둑해지면 저도 좀 꺼려집니다.
큰 길가의 상점도, 일요일 저녁이라지만 너무 다 닫혀있고... 영업 안 하는 가게도 많은 것 같네요.
왠지 이런 곳에서 파는 뭉티기를 먹으면 정말 맛있을 것 같은 느낌의 정육점 입니다.
신뢰가 가는 삼거리그룹의 자회사네요.
그런데 여기도 가게 앞에 골재가 잔뜩 쌓인데, 어째 동네 분위기가 이상합니다.
차는 꽤 보이는데, 지나가는 사람도 하나 없구요.
조금 더 걷다 보니 옆으로 이유가 보이네요.
일대 전체가 재개발로 비워진 모양입니다. 미이주자 강제 집행까지 갈 정도면 한참 집을 비우는 중인가보네요.
강제 철거 등의 스프레이나 깨진 유리창은 없어서 재건축인줄은 모르고, 단순히 도심이 빈 줄 알았네요.
다음에 올 때면, 이 동네도 팬스로 가려지거나 아니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보이겠군요.
아직 간판은 돌고 있는 옛날 미용실.
바로 뒤로 번듯한 신축 아파트가 보이니, 대조되는 느낌 때문인지 어째 더 허름하게 느껴집니다.
이런 대비는 도곡동 사진으로만 느껴봤었는데, 직접 눈으로 보는 느낌은 또 다르네요.
건물사이로 멀리까지 뻥 뚫린 곳이 보이네요.
서해대로를 따라 제2순환고속도로까지... 이 선을 따라 쭉 도로가 있어서 그런 모양입니다.
찍을때만 해도 방향감각이 없었어서 청라쪽의 바다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송도 방향이었네요.
그러고보니 여기 터널은 벌써 지어진지 2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개통을 못했습니다.
다시 합의가 되서 내후년에는 개통한다는데, 다 지어놓은 도로를 못 열어서 25년을 그냥 두다니 이만한 낭비도 없네요.
길 한 가운데 아이들이나 탈 법한 보드가 서로 마주보고 있어서 찍었는데, 이때서야 카메라 설정이 잘못된 걸 알았네요.
주로 A모드로 많이 찍는데, 어째서인지 M모드로...
어쩐지 이상하게 아까부터 셔터스피드가 빠르다 했습니다.
이전에 찍은 사진들은 노이즈가 걱정되긴 하는데, 뭐 요즘은 보정이 워낙 좋으니 어떻게든 되겠죠.
그래도 배다리까지 오고 나니, 다시 상가들도 불도 켜져있고 조금 사람사는 동네 느낌이 납니다.
이제 해도 지고, 바람도 불고... 너무 적적한 동네를 걷긴 좀 꺼려졌는데 다행이네요.
2024.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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