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는 예단포입니다.

여러 번 화재 사고로 사람들이 꺼린 적도 있지만, 이제는 다시 깔끔히 정비된 모습입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져서 그런가, 사람이 이 시간에도 많네요.

 

저는 회를 참 좋아했었는데, 어느 순간 확 안 끌리게 되더라고요. 요즘은 왜인지 매운탕이나 동태탕 같은 게 더 끌립니다.

어릴 때에 저런 탕 가게들이 왜 이리 많은지 이해가 안 갔는데... 나이가 답이었네요.

 

 

한참 썰물 때인지라 갯벌이 멀리까지 펼쳐져 있네요.

만조 때도 보기 좋지만, 사실 갯벌도 참 보기 드문 멋진 풍경입니다. 인천에서 오래 살다 보니 너무 익숙해져서 그렇죠.

 

날씨가 좀 뿌옇긴 한데, 그래도 저 멀리 강화도의 흥왕리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좋은 날씨입니다.

그래서인지 볕이 참 뜨겁고... 아직 오전 11시도 안 된 시간이건만, 겨우 이거 걸었다고 땀이 또 흐르기 시작하네요.

 

새벽 일출이 주목적이었어서 긴 바지에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나온 제 잘못이 큽니다...

 

 

그래도 정자에 가면 바람이라도 불까 싶어 슬쩍 가까이 가봤건만... 바람 한 점 없는 날씨네요.

 

 

다시 차로 돌아가는 길.

이 산책로는 아마도 군부대 둘레를 멀찍이 한 바퀴 도는 모양입니다. 저 위에 철조망으로 둘러 쌓인 건물이 눈에 들어오네요.

 

예단포가 있는 미단시티, 아 이젠 골든테라시티 던가요?

아무튼 여러 개발 사업이 좌초되고, 심지어 지역 유일한 단지마저 공매까지 가는 등 여러모로 험난한 개발사를 가진 동네입니다.

최근엔 그런 분위기를 쇄신한다고 이름까지 바꿨다만... 인도에 가득 자란 잡초를 보니 아직 분위기는 그대로인 모양이네요.

 

어느 동네던, 인도가 걷기 편해야 사람이 사는 동네라고 생각합니다.

뭔가 불편하다면 그 길로 사람들이 안 걷는다는 얘기니까요.

 

 

이래저래 기웃거리다 보니 다시 예단포로 돌아왔네요.

개인적으로는 이 예단포라는 이름이 참 이쁜데, 미단시티도 '시티'가 영 이상합니다만 골든테라시티는 이제 뭐가 뭔지도 모르겠네요.

 

요즘 아파트 이름으로도 모질라 산 이름도, 동네 이름도 외국어를 너무 많이 쓰는 느낌이에요.

 

 

오늘 여행은 운서역 근처의 카페거리에 있는 '목현'에서 마지막을 맞이합니다.

 

바로 옆에 Y가 좋아하는 갈치찜을 파는 가게가 있거든요.

그래도 오전 내내 재밌게 놀다 가는데 빈 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일입니다.

 

입구에 수국이 예쁘게 핀 가게. 정통 한옥은 아니지만 그래도 근처 카페 중에서는 느낌이 독보적이네요.

 

 

에스프레소를 주문하니 물, 탄산수 중에 어느 걸 드릴지 물어보는 가게.

별 거 없는 문의지만 그래도 왠지 모르게, 아! 에스프레소 팔 줄 아시는구나 싶은 멘트입니다.

 

그래서일까요, 괜히 맛도 더 있는 것 같아 두 잔을 연달아 마셨네요.

 

슬슬 출산휴가도 막바지로 가는 중인지라, 그간 밀린 메일함도 싹 정리해 주고!

오늘 찍은 사진엔 어떤 이야기를 담을까 잠깐 고민도 해봅니다.

 

오전만 다녀왔다기엔, 놀랄 정도로 풍성한 시간이었어요.

집 근처만 다녀서 생긴 갑갑함이 한결 풀어진, 좋은 하루였습니다.

 

2024. 06. 20

 

 

 

728x90

'Travel essay > 2024'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등포 - #2. 도림천  (1) 2024.11.08
영등포 - #1. 경인로  (0) 2024.11.06
인천 - #3. 하늘정원, 인천국제공항  (1) 2024.06.25
인천 - #2. 무의바다누리길  (0) 2024.06.23
인천 - #1. 소무의도, 몽여해변  (1) 2024.06.2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방문자수
  • Total :
  • Today :
  • Yesterday :

Over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