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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저 멀리 산 뒤로 넘어가고, 야경을 담기 위해 다시 시내로 이동한다.

 

금강대교 아래에 차를 주차해두고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아래에는 갯배가 보이는데, 아무리 봐도 무동력선인지라 어떻게 움직이는지 궁금해서 지켜봤더니…

무려 사람이 힘으로 밧줄을 당겨서 움직이는 구조다.

 

조금 궁금해서 타볼까 싶기도 했지만, 굳이 넘어갈 일도 없기에 참기로 한다.

 

해가 산 뒤로 완전히 넘어가고, 도시가 푸른색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삼각대를 안 들고 다니기에 야경을 찍을 때마다 온갖 애로사항이 꽃피지만,

그래도 중요한 곳에는 꼭 말뚝이라도 하나씩 박혀 있는 덕에 이렇게 한 장씩 사진을 건져온다.

 

차를 뽑고 나서 정작 내 차는 한 번도 안 찍은 것 같아, 출사가 한참인 친구를 기다리며 찍어본다.

한 8년만 같이 열심히 달려보자, 넌 주인 잘못 만났어…

 

엑스포공원에 주차하고 호수 너머의 풍경을 보니 여느 대도시의 스카이라인이 부럽지 않다.

약간 낮은 홍콩 느낌이기도 하고, 생각보다 아름다운 야경에 뭔가 득을 본 기분이다.

 

얼마 전에 위생 문제로 한참 시끄러웠던 만석닭강정.

사실 이 가게 닭강정을 처음 먹었던 건 군 시절인데, 군의관이 전역하면서 하나 사줬던 그 맛이 도저히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그 뒤로 한 번 먹어야지, 먹어야지 하고 벼르다가 드디어 기회가 왔다.

 

농담삼아 위생문제 이후로 반도체 공장이 됐다고 하던데, 확실히 깔끔해 보이긴 한다.

 

미리 조리되어 식히고 있기에 결제를 하자 바로 치킨이 나온다.

이제 맥주만 사면 된다.

 

닭과 맥주를 모두 갖췄으니 숙소로 돌아가 본다.

멀리 엑스포 타워가 보이긴 하는데, 그다지 올라가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좀 더울 때 오면 아무래도 실내가 그리워지니 가고 싶어지려나?

 

숙소에 와서 고대하던 닭강정을 까고 맥주를 마시기 시작하는데, 반 캔 만에 취기가 온다.

요즘 술을 안 먹기도 했다만, 이건 좀 의외다.

 

기름지고 살살 녹는 맛은 아니고, 씹는 맛이 있고 달달한, 말 그대로 강정이다.

사실 인천에서 사는지라 닭강정은 많이 접하긴 하는데, 여기하고는 접근 방향이 전혀 다른 것 같다.

 

군대에서 느꼈던 그 맛은 아니다. 그 때는 정말 말도 안되게 맛있었는데...

역시, 장소가 위대했던 걸까?

 

그래도 그럭저럭 부른 배에, 두툼한 이불을 깔고 엎드리니 핸드폰도 충전기에 꽂지 못한 채 푹 잠들어 버렸다.

 

2019.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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