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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도쿄 대학과 우에노는 가까웠는데, 그냥 큰 길 하나 건너니 시노바즈노이케가 보인다. 일본의 선사 시대라 할 수 있는 죠몬 시대 때 이곳은 해안선이었다는데, 동경만이 후퇴하며 지금은 호수로 남아있다. 호수는 크게 연꽃 연못, 보트 연못, 가마우지 연못으로 나뉘는데 얼추 저기 보트가 잔뜩 있는 곳이 보트 연못이겠지 싶다. 아직 겨울이니 아무리 따스해도 연꽃은 없을 것 같고, 보트는 같이 탈 사람도 없으니 가마우지 연못으로 가본다.

 



새삼 도쿄가 항구도시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새의 조합이다. 그런데 내 기억 속의 가마우지는 되게 큰 새였던 것 같은데, 여기 잔뜩 떠있는 녀석들 그냥 오리 아닌가? 뭔가 꽥꽥 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명색이 생명공학부이다만 이런 건 잘 모르겠다. 간균이랑 구균 구분은 잘 하는데...

 


말하기 무섭게 오리도 몇 마리 지나간다.

 


호수 안에는 벤텐지마라는 이름의 섬이 있다. 예전에는 섬으로 들어가야 했지만 이제는 다리로 이어져 있어 그냥 공원을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들어가게 된다. 안에는 변재천을 모신 벤텐도가 있는데 17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다. 주위에는 많은 비석이 있는데 그다지 살펴볼만 한 건 없는 것 같다.

  


뭔가 어르신이 쌀을 주면서 한 번 해보라고 권유하시는데, 그냥 옆 사람 하는 거 찍는 걸로 만족해야겠다. 참새가 이렇게 낯을 안 가리는 새던가?

 


마지막으로 새를 한 장 더 찍고, 나가는 길에 있는 노점의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며 우에노 역으로 향한다.

 


우에노 역에 도착하니 갑자기 확 피곤해진다. 잠깐 쉴 곳이 없을까.

 


피로 회복엔 열량, 열량엔 당분이다. 근처 카페에서 파르페를 하나 시키고 잠깐 앉아있는데, 앉은 채 잠들었다. 이놈의 식곤증은 평소에도 심한 편인데, 피로까지 겹치니 거의 기절 수준으로 잠들어 버린다.

 




정신을 차리고 카페를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어차피 한 겨울에 공원에 가도 별 볼거리도 없을 것 같아 근처의 아메야요코초를 걷기로 한다. 흡사 우리나라 남대문 시장이 떠오르는 풍경, 이곳저곳에서 안파는 잡동사니가 없다. 상인들은 큰 소리로 손님을 모으기 바쁘고, 간간히 지나가는 기차 소리가 거리에 울려 퍼질 땐 이마저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왁자지껄한 거리다.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 오다이바로 가야겠다. 야경을 위해 삼각대까지 들고 나왔는데 그냥 돌아갈 수는 없으니 말이다.

 

#6. ‘시노바즈노이케’, ‘벤텐지마’, ‘벤텐도’, ‘우에노 역’, ‘아메야요코초’.

 

2017.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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