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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니 하늘이 제법 흐리다. 숙소 건너편의 니시혼간지에서 새벽에 종을 울리는 덕에 꽤 이른 시간에 일어났다만, 눈을 떴다고 이불 속에서 나올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간단한 간식과 물을 챙기고 엔랴쿠지에 가기 위해 교토 역으로 향한다.

 



도쿄에서 고세이 선을 타고 10여분 가면 히에이잔사카모토 역이 나온다. 열차를 보내고 나니 멀리 비와 호의 모습이 보이는데, 역에서 보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들르고 싶어진다. 일정에는 없지만 이정도 변경은 별 문제 없겠지.

 



비와 호는 바이칼 호, 탕가니카 호에 이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호수 중 하나이다. 또한 일본에서 가장 큰 호수이며, 간사이 지방의 상수원이기도 하다. 호수가 워낙 크다보니 호수를 중심으로 많은 어촌이 형성됐고, 지금까지도 어업이 유지되고 있다. 호수는 그 큰 크기에도 불구하고 아주 맑았는데, 호숫가에서 꽤 먼 곳의 속까지 보인다. 천천히 호숫가를 거닐며 사진을 찍는데 짙게 깔린 구름 덕분인지 아직까지도 제법 어둑어둑하다. 정신없이 사진을 찍다 보니 제법 시간도 많이 지나, 엔랴쿠지로 가기 위해 부랴부랴 케이블카 역으로 향한다.

 




서측 사면의 에이잔 케이블이 겨울에는 운휴한다고 들었기에 동측의 사카모토 케이블을 이용해 히에이잔을 오르기로 한다. 케이블의 건설은 다이쇼 시대 (1920년대) 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연히 그 때의 모습을 지금까지 갖는 건 아니고 1993년 현재의 모습을 갖춘 후 지금에 이른다. 중간에는 역이 몇 곳 있는데, 지금은 열차를 따로 새우진 않는 것 같다. 정상에 도착하고 나니 케이블카가 없었으면 여길 어떻게 올라왔을까 싶어진다.

 



엔랴쿠지로 가는 길, 나무 사이로 비와 호와 그 주변의 모습이 살짝 보인다. 아래에 있을 땐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위에서 보니 제법 큰 도시권이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것이 보인다. 멀리 다리가 하나 보이는데, 비와 호의 가장 좁은 곳을 이은 이 호수의 유일한 다리인 비와코오하시.

 


케이블 엔랴쿠지 역에서 10여분 걸으니 엔랴쿠지의 입구가 보인다.

 

엔랴쿠지는 일본 천태종의 본산으로 우리에겐 장보고와 관련된 기록으로 유명한 일본의 고승 엔닌과도 관계가 깊은 절이다. 전국시대 말기, ‘오다 노부나가가 방화하여 전소되었고, ‘도요토미 히데요시도쿠가와 이에야스에 의해 재건된 뒤 지금에 이른다



몬쥬로, 역사를 살펴보면 빈번히 소실되고 재건됐다. 안은 가파른 계단으로 오를 수 있게 되있는데 올라가보면 조그만 불전이 있다. 우리에겐 흔히 문수보살로 알려진 지혜를 관장하는 신을 모신 곳이기도 하다.

 


아미다도, 아미타불을 모시는 곳이다.

 


동탑으로 가는 길에 있던 종루, 저 멀리 탑이 보인다.

 


카이단인, 오래된 목재의 느낌이 풍겨와 인상 깊다.

 




동탑을 돌아본 뒤 본래 서탑과 황천까지도 가려고 했지만, 쌓인 눈으로 인해 겨울에는 버스가 운행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고민했다. 황천까진 거리가 멀기에 조금 힘들지라도 서탑은 걸어갈 만 해 보였기에 발을 땠지만, 가득 쌓인 눈과 빙판이 된 길에 포기한다. 동탑만으로도 이렇게 즐거웠는데 나머지 장소는 또 어떤 매력이 있을까? 아무래도 또 다시 교토에 와야 할 이유가 생긴 것 같다.

  

#14. ‘비와 호’, ‘케이블 사카모토’, ‘엔랴쿠지’, ‘동탑’.

 

2017.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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