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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왔던 길을 돌이켜보니 변변한 식당이 없던 기억이라 내려가기 전 식당에서 우동을 한 그릇 먹고 가기로 한다. 절간이라 그런가, 맛은 영... 뭐 이곳의 구내식당인 것 같기도 하다만, 그냥 학생식당에서 사먹던 우동 맛이다.

 


왔던 길이라 조금은 재미없지만, 다른 대안도 없으므로 다시 사카모토 케이블을 타고 내려간다.

 


본래 예정에 없던 비와 호를 들르게 돼서 못 가게 될 뻔 했던 히요시타이샤’. ‘엔랴쿠지에서의 일정이 대폭 줄어든 덕분에 갈 수 있게 됐다. 정문의 큰 도리이를 지나 입장료를 내고 안으로 들어간다.

 


히요시타이샤는 전국에 2000개 가량 존재하는 히요시 신사의 총본산이다. 또한 산왕, 일어로는 산노를 모시는 신사이기도 한데, ‘엔랴쿠지히요시타이샤가 위치한 히에이잔의 신을 모시는 신앙이다. ‘엔랴쿠지를 총본산으로 하는 천태종과도 깊은 연관을 갖고, 천태종이 퍼지는 과정에 산왕 신앙도 전국에 퍼졌다고 한다.

 


신사 안에서는 한참 어떤 제례가 진행 중이었는데, 자세한 내용은 알 길이 없다. 설명만 보면 일본 신토에서 꽤나 큰 입지를 갖는 큰 신사인 것 같은데, 어째 사람 수는 없어 보인다.

 


신사 본전 근처에 있던 목조 건물, 아마 용도를 추정하자면 신무를 추고 의식을 거행하는 곳이 아닐까 싶다. 천장에 가득한 격자와 오래된 나무의 질감이 어우러져 보기 좋다.

 



얼마 전 눈이 왔었는지, 지붕을 따라 녹은 물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히요시타이샤또한 오다 노부나가에 의해 전소된 뒤 재건된 건물인데, 이러한 역사를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오래된 건물이다. 건물의 곳곳에서 느껴지는 세월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안쪽으로 들어가 보니 히가시혼구가 있다. 한참 공사 중이라 사진을 찍기엔 조금 아쉽지만, 이곳의 로몬과 본전 모두 중요 국가문화재로 지정된 가치 있는 건물이다. 사실 가기 전에 이곳에 대해 조금 조사해봤으면 이곳의 2개의 본궁, 5개의 세츠마츠샤를 하나씩 다 둘러봤을 탠데, 아쉽게도 눈 쌓인 산길을 걷다 내려온지라 조금 피곤했는지 겉만 훑고 지나가버렸다.

 


니노미야 다리를 지나 오미야 다리밑으로 왔다. 길 인줄 알고 걸었는데 그냥 물길 옆으로 쌓은 둑인 모양이다. 이왕 들어왔으니 사진이라도 한 장 남기고 지나가기로 한다.

 


히요시타이샤까지 다녀왔는데도 아직 해도 지지 않았다. 점심으로 먹은 우동이 변변치 않았기에 교토 역에 도착하자마자 오시즈시를 하나 사본다. 맥주와 곁들여 먹는데, 일본에서 먹은 음식 중 최 상위권에 넣고 싶은 맛이다. 원래 고등어의 비릿한 냄새를 좋아해서인지, 초의 시큰한 향과 어우러져 입맛에 딱 맞는다.

  


밤이 되고, 오늘이 여행의 마지막 날이기에 평소보다 조금 더 호화롭게 판을 벌여본다. 맥주를 고르다보니 한국에 잘 들어오지 않는 에비스만 네 캔이다. 일본에 와서 기린이나 아사히를 마시면 왠지 손해 보는 느낌이 드니 말이다. 배불리 먹고 살짝 취한 기분으로 여행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

 

#15. ‘엔랴쿠지’, ‘케이블 사카모토’, ‘히요시타이샤’, ‘오시즈시’, ‘편의점 음식’.

 

2017.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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