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점심과 이른 저녁 사이, 애매한 시간을 메우기 위해 테라로사에 왔습니다.
마침 바로 옆의 빌딩이 무료주차가 되기도 하고요.
테라로사의 공장이 강릉에 있어서 붙은 듯한 이름이네요.
르완다,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등의 원두를 잘 섞어 만들어냈다는데, 아무리 봐도 향 위주인 것 같아서 따뜻하게 한 잔 시켜봤습니다.
크고 복잡한 카페답게 온갖 향이 풍기는 곳이지만, 그럼에도 이 녀석 향은 잘 느껴질 정도로 나름의 개성이 있네요.
다만 산미 강한 녀석을 좋아하는 저인지라, 아무래도 다른 걸로 한 잔 더 마셔야겠습니다.
가게 한 구석에 이달의 킹콩으로 선정된 원두를 시음할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에티오피아 예가체페 G1 과, 브라질 엔리케가 있어서 한 모금씩 마셔봤네요.
브라질 엔리케는 자주 마셔보던 맛이 아닌지라 꽤나 끌리긴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이번 잔은 좋아하는 맛을 일단 더 마시고 싶었네요.
커피를 처음 마실 때부터, 지금까지도 쭉 좋아하는 예가체페.
이 녀석을 아이스로 마시는 것 만큼 좋은 경험은 아직까지 없었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기대를 채워주는 맛이죠.
번거로움에 캡슐로 갈아타고 한참 커피를 깊게 생각 안 해왔습니다만,
요즘 술도 못 마시는데 다시 커피나 진지하게 마셔볼까 싶은 생각이 드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직 집에 프렌치 프레스도, 그라인더도 다 남아있으니까요.
요즘 맛이 예전 같지 않다고 말이 나오는 테라로사이긴 합니다만, 그럼에도 아직 제 입에는 훌륭합니다.
테라로사 광화문지점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1길 50
2023. 1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