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일본 여행에서도 제대로 된 이자카야 한 번 못 가보고...
제대로 된 야끼토리 한 번 먹어보고 싶은 마음에, 오늘 저녁은 여기서 해결하기로 합니다.
요즘 금주를 열심히 지켜왔는데, 오늘은 마님과 함께 먹는 날이니 맥주 한두 잔 정도는 괜찮습니다.
시원한 생맥주 한 잔 올려놓고, 시킨 꼬치구이를 기다려봅시다.
요즘 무슨 아사히 캔맥주가 되게 유행이었는데, 어차피 생맥주랑 비슷해서 유명한 거니까요.
그냥 가게에서 생맥주 마시면 됩니다.
날도 춥고, 국물도 하나 있으면 좋겠어서 모츠나베를 하나 시켜봤습니다.
일본에서 먹어 본 모츠나베는 다 스키야키 처럼 얕고 넓은 전골그릇에 해주는데 한국에서는 다 이 뚝배기 같은 친구가 나오네요.
뭔가 끓이는 느낌이 달라서 그런지, 늘 아쉬운 부분입니다.
우동사리도 하나 추가했는데, 때깔이 제법 곱습니다.
뭐 이러면 우동만 잘 끓여 먹어도 위에서 말한 아쉬움은 좀 없어지겠네요.
괜히 그릇에 더 예민한 이유가 역시 이것이죠.
왠지 깊이가 있는 냄비에다가 모츠나베를 하면 전골이 아닌 국이 돼버리거든요. 심지어 맑은 육수를 쓰니까요.
심지어 기름도 많은 부위라, 위에 잔뜩 쌓이면... 언젠가 좀 널찍한 접시에서 파는 모츠나베를 먹어보고 싶어 집니다.
투덜거리긴 했다만 맛은 평범했어요, 우동 끓여서 잘 먹었습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후쿠오카로 가야죠.
야끼토리를 하도 비싸게 파는 가게가 많다 보니까, 6종에 24,000원이면 괜찮은데?라고 느껴집니다.
아 물론 이 녀석은 쿠시아게이긴 하지만, 보통 이건 더 비싸게 받거든요.
베이컨말이, 연근, 카츠, 버섯, 새우.
무작위여서 조금 걱정하긴 했습니다만, 적당히 섞어 주셨네요.
모츠나베의 아쉬움은 이 녀석들과 맥주 한 모금이면 싹~ 사라집니다.
성탄절이라 서비스로 주신 듯한 딸기생크림.
이런 선물이 또 사람 기분 좋게 만들어주죠. 한 조각 잘 남겨뒀다가 나가기 전에 입가심으로 먹었네요.
그래도 꼬치구이도 하나 먹어야지? 싶어서 시켜 본 정석 같은 조합.
여기 그런데, 크기가 좀 큽니다?
저 같은 경우, 일본 선술집에 가서 가장 아쉬운 점은 식감이었거든요.
질이 아닌 양에서 오는 식감도 있는 법인데 항상 그 부분이 아쉬운 게 일본의 꼬치구이집입니다.
그런데 여긴 참, 바람직하게 한국식의 양적 식감을 주네요. 보통 꼬치는 너무 크면 맛이 없기 마련인데, 굽기도 잘 구워놓으셨네요.
그럼 여기, 츠쿠네는 어떨까 싶어서 시켜 본 츠쿠네.
친구들에게 보여주니 저 계란이 메추리알인 줄 알았다네요. 당연히 계란 노른자입니다.
이곳저곳 다니며 츠쿠네 참 많이도 먹어봤지만, 여기처럼 묵직한 녀석은 또 처음이네요.
그러면서도 안쪽까지 잘 구워내고, 크기가 크다 보니 육즙도 잘 남아있어서 의외로 맛이 참 좋았습니다.
구이도 몇 점 먹어보길 참 잘했네요. 쿠시아게도 괜찮지만 야끼토리가 참 재밌는 가게였습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맥주 한 잔 하기는 솔직히 힘들지만, 기회가 되면 또 들르고 싶은 곳이네요.
라쿠엔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일대로 440
2023. 1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