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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을 하며 걷다 보니 어느덧 점심을 먹어도 될 법한 시간이 됐습니다.

근처에 마침 딤섬 맛집으로 유명한 덴쉐이러우가 있네요.

 

참새가 어떻게 방앗간을 지나치나요, 잠시 들러 먹고 가야죠.

 

 

일단 아까부터 그리던 시원한 커피, 대신에 생맥주 한 잔.

그리고 딤섬과 우육면을 시켜 봅니다.

 

일단 듬뿍 나오는 생강에 좋고, 어제 먹은 우육면과 달리 도가니가 잔뜩 들어간 우육면에 또 기분이 좋아지네요.

 

 

근처의 지하철역으로 가는 길에 큰 공원이 있네요.

얼얼바 공원이라는데, 대만의 2.28 사건 희생자를 기리는 공원이라고 합니다.

 

국부천대 이후, 본토에서 넘어온 외성인과 타이완 섬에 원래 살던 내성인 간의 갈등이 폭발한 사건으로,

말이 좋아 사건이지 외성인들에 의해 본성인들이 학살당한 일입니다.

 

이후 냉전 시기에 맞물려 용공분자로 몰릴까 말도 못 하는 피해자들, 50년 뒤인 90년대에 이르러 겨우 이뤄진 정부의 사과.

한국에서도 이 비슷한 일이 있었죠. 사람 사는 곳은 어찌 이렇게 슬픈 일까지 닮게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공원 한편에 정성공의 흉상이 있습니다.

제가 유일하게 아는, 청조 이전의 타이완 인물이라 하면 역시 정성공일 겁니다.

 

제가 한 때 대항해시대에 푹 빠져 있었거든요. 그 게임에서 정성공이 타이완의 유력자로 나오죠.

 

역사 적으로는 가타부타 말이 많은 사람이기도 하지만,

어찌 됐던 최초로 세계에 이름을 떨친 타이완 사람이라 하면 역시 정성공을 뽑게 될 것 같습니다.

 

 

공원을 빠져나와 지하철을 타고 호텔에 돌아왔습니다.

 

창문 없던 제 방과는 달리, 제법 트인 풍경이 보였던 피트니스 센터.

언젠가 한 장은 찍어야지 했는데 늘 사람이 있어 카메라를 갖고 가질 못했습니다만, 이 시간엔 역시 아무도 없네요.

어찌 보면 이 호텔에서 가장 많이 본 풍경인데, 한 장 남겨둬야죠.

 

 

자, 이번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인 가오슝으로 가 봅시다.

첫 타이완 여행인 만큼 조금 겉핥기가 되더라도 최대한 다양한 모습을 보고 싶으니까요.

 

2023. 12.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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