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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에 어디 괜찮은 카페가 없을까 찾아보다가 적당한 거리에 마음에 드는 카페가 보여 그쪽으로 걸어가 봅니다.

정오를 지나 해가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하니 걷기 딱 좋은 날씨이기도 하고요.

 

타이베이 시청 근처를 지나가다 보니 저 멀리 방금까지 있던 타이베이 101이 보이네요.

 

 

타이완의 거리를 걷다 느낀 점 중 하나는, 방범창이 다들 참 튼튼하다는 점입니다.

특히 한 2~3층 까지는 거의 군 시설 느낌이 날 정도로 튼튼한 방범창이 즐비합니다.

 

주로 아파트에 살고, 1층에도 난간 외엔 별 방범창이 없는 한국과는 거리 풍경이 사뭇 다르게 느껴지네요.

요즘은 빌라도 대부분 필로티여서 저층 세대가 별로 없으니까요.

 

 

예매를 하는데 생각보다 자리가 이미 차 있어서 조금 놀랐습니다.

물론 한국으로 따지면 서울~부산에 해당하는 구간이니, 어쩌면 인기가 많은 게 당연한 걸 지도 모르겠네요.

 

갈 때에도 창가에 앉고 싶긴 했는데, 그 자리까진 없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하루 전에 예매한 덕에 오고 가고 마음에 드는 시간으로 고를 수 있었네요.

 

 

핸드 드립 한 잔에 마들렌 하나.

오전부터 많은 걸 보며 돌아다닌 하루라 조금 피곤하네요. 잠깐 머리를 좀 식혀야겠습니다.

 

 

어느덧 네시 반 정도가 됐고, 여기서 예약한 식당까진 여유롭게 걸으면 1시간 남짓 걸리는지라 다시 발걸음을 뗍니다.

 

카페가 17시까지 영업이던데, 신기하네요.

아무래도 저녁은 다들 가족끼리 모여 외식하는 문화라 그런 걸까요?

 

 

낯선 거리를 걷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좋은 여행이 됩니다.

그냥 거리의 풍경을 보고, 그 동네 사람들과 섞여 걷고, 평범한 소음도 좋으니 소리를 듣는 것.

 

여행의 근본적인 목적이 경험인 점을 생각하면, 걷기야 말로 가장 좋은 여행의 수단입니다.

 

 

 

천천히 사진을 찍으며 걸어오니 예약 시간 5분 전에 딱 도착했네요.

오늘 저녁은 타이완 가정식을 판다는 Fujin Tree를 예약했습니다.

 

 

메뉴에 샴페인이 있길래 일단 한 잔 시켜보고 시작합니다.

메뉴는 일단 3품. 닭고기 요리, 볶음밥, 돼지고기로 짜봤는데, 추천 마크 붙은 건 다 시킨 느낌이네요.

 

 

가격대가 마냥 비싼 건 아니어서, 적당히 나오겠거니 하고 3종류를 시킨 건데... 볶음밥 양은 참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래도 우리나라에는 수입이 안 돼서 먹기 힘든 중국햄이 잔뜩 들어간 점, 이 하나만으로도 볶음밥을 시킬 이유는 충분하니까요.

 

닭요리는 양도 적당하고 맛도 너무 좋았기에, 이 정도 나오면 괜찮겠거니 싶어 동파육도 하나 추가로 얹었네요.

네, 고궁박물원에서 육형석만 봤어도 아마 시키진 않았을 겁니다.

 

 

주문한 메뉴 중에 Fork Knuckle이 있었는데... 이 녀석도 양이 제법 되네요.

맛이 없을 수는 없는 부위기에, 일단 절반 정도 먹어 놓고 동파육을 기다렸는데, 동파육 또한 양이...

 

오늘 야시장 가긴 그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모든 메뉴를 절반 이상 먹었네요. 여기 혼자서 뛰기엔 맛있는 요리가 너무 많은 곳입니다.

 

 

오늘 저녁도 즐겁게, 그리고 배부르게 마쳤네요.

이제 어떻게 하면 야시장에 갈 정도로 소화를 시킬까 고민할 시간입니다.

 

 

답은, 걷기 뿐이네요.

천천히 소화될 때까지 걸어가 봅시다. 하늘이 까매서 그렇지 아직 일곱 시도 안 됐으니까요.

 

그래도 타이완까지 왔는데, 취두부 한 그릇은 먹어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2023. 12.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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