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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길을 헤매긴 했지만 무사히 徳川園의 입구인 구로몬에 도착했다. ‘도쿠가와 공원’, 일본어로는 도쿠가와엔이라 부른다. 이름의 유래는 일본의 첫 쇼군,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그 도쿠가와가 맞다. 그의 기반이 이 근방의 오카자키 시 일대였음을 생각하면 이곳에 그와 관련된 유적이 하나 쯤 있어도 이상할 건 없다. 공원은 오와리 번의 다이묘였던 도쿠가와 미쓰토모가 1695년에 지은 정원을 기원으로 하는데 1945년 공습으로 파괴된 뒤 2005년에 이르러서야 지금의 모습으로 정비된다.

 


안에는 미술관이 존재하는데 입장료는 제법 비싼 편이다. 겐지모노가타리와 관련된 특별전을 하고 있었는데, 아직 읽어보지 못한 책이라 무슨 내용인지 전혀 알 수가 없어서 아쉽다. 나쓰메 소세키의 그 후를 들고 오긴 했는데 현대문학에 관련된 물건은 없어 보인다. 많은 서예작품과 그림이 있었고, 그나마 서예는 관심이 많았기에 둘러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어쩌다보니 관람 순서의 반대방향으로 미술관을 돌았다. 어쩐지 사람들이 대부분 반대방향으로 간다 싶었는데 나 혼자 거꾸로 다닌 모양이다. 뭐 어쨌든 다 보고 나왔으니 상관은 없겠지? 내부에선 사진을 찍을 수 없었는데, 이 갑주는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거라도 남겨 놓지 않으면 나중에 아쉬워질 것 같아 한 장 남겨 놓는다.

 


미술관을 다녀온 사람에게는 조금 더 싼 가격에 정원 입장권을 팔고 있기에 안으로 들어간다. 아래로 흐르는 물은 도라노오’, 호랑이 꼬리라는 뜻이다. 다이묘의 정원인 만큼이나 그 격도 높을 것이고, 이것저것 의미를 다 붙여놨겠다만 저 작은 물가에 호랑이의 꼬리는 조금 과한 비유가 아닌가 싶다.

 


도라노오의 시작인 오조네노타키’, 원래도 이렇게 수량이 많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제법 세차게 흐르는 물이 보기 좋다. 자세히 보니 곳곳에 조명도 설치됐는데, 밤에도 연다면 다음엔 해가 지고 나서 들러보고 싶어진다.

 


중간에 있는 못의 둘레를 돌며 정원을 살펴본다. 곳곳에 세세하게 꾸며놓은 흔적들이 보이는데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아직 꽃이 피기엔 쌀쌀한 날씨인데 이 근처의 꽃들은 전부 활짝 피었다. 혹시 이 짚으로 만든 덮개 덕분인걸까? 1월에 나고야에서 꽃구경이라니, 전혀 기대치도 않은 횡재다.

 


바다를 본떴다는 못. 이곳 도쿠가와엔지천회유식으로 꾸며졌는데, 이렇게 파노라마로 담고 나니 과연 못의 둘레를 따라 많은 나무와 돌이 배치됐다. 잘 꾸며진 정원의 뒤로 보이는 도심의 모습이 조금은 이질적이지만, 이런 점이 도심 속 공원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대충 한 바퀴 돌며 다 본 것 같으니 슬슬 나가는 길을 찾아본다.

 


등용문 전설을 담아냈다는 폭포이다. 본래는 사람이 저 아래의 징검다리를 지나가면 갑자기 폭포의 물이 불어나 징검다리가 잠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조금의 물만 흐르고 있다. 흐르던 물이 갑자기 불어날 일은 없고, 막아뒀던 물길을 사람이 지나가면 트기라도 했던 걸까?

 


들어올 때와는 반대쪽에 위치한 작은 문으로 공원을 떠난다. 잠깐 쉬러 온 공원이었는데, 꽤나 맘에 들었던 건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정원을 둘러보고 있었다. 일정은 조금 빠듯해졌지만, 여행의 시작이 무척이나 기분 좋다.

 

#2. ‘도쿠가와 공원’, ‘도쿠가와 미술관’.

 

2017.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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