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몇 번 방문 끝에 겨우 먹었던 하나모코시에 또 다녀왔습니다.
당시 인기도 인기였지만, 무엇보다 시간이 늘 어긋나서 비정기휴일, 재료 소진으로 오후 영업 없던 날에 간 적만 세 번은 됐죠.
마침 저녁 데이트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하기도 했고, 근처에서 먹을거리를 찾아보던 중 하나모코시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시간이 조금 늦은 편이라 다른 식당들은 영업이 끝나기도 했고요.
하나모코시의 토리소바는 뭔가 다른 맛이 분명 있습니다.
닭가슴살로 만든 차슈는, 이런 닭가슴살 있으면 맨날 먹는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러우면서 담백하죠.
마찬가지로 면도, 죽순도 맛이 좋지만 역시 가장 좋은 것은 국물입니다.
잘 끓인 일본 된장국 같으면서도, 끈덕진 맛이 있는 게 또 입에 맞습니다.
약간 이에서 뽀도독 거리는 느낌이 날 정도죠. 뭐 반대로 이런 부분이 취향을 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라멘집들은 대부분 이런 국물을 갖고 있죠.
살짝 설익은 것처럼 탁탁 끊어지는 면의 식감도.
식전/식후로 하나씩 먹어주는 계란의 맛도.
차슈 한 장에 면을 싹 말아 쥐어서 한 입 호로록할 때의 맛도.
그리고 어느 걸 먹던 국물 한 입 크게 마실 때의 맛이 참 좋습니다.
이제는 예전처럼 비정기 휴일이 잦지도 않은 것 같고, 피크타임 외에는 크게 웨이팅 없이도 다녀갈 수 있는 것 같네요.
집 근처가 아니라 자주 가긴 힘들지만, 토리소바가 생각나면 이곳을 갈 것 같습니다.
2022. 09. 03
하나모코시
서울특별시 용산구 백범로87길 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