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켄비멘리키' 글을 올리고 나니 한 분께서 홍대의 여럿 라멘 가게를 추천해주셨다.
홍대가 그리 멀지 않다보니 언제든 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였을까,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벌써 연말이 됐다.
마침 홍대에 갈 일이 생겼기에 미뤄왔던 식사를 정산해야겠다 싶어 지산에 들른다.
가기 전에 글을 찾다보니 국물에서 녹말이 느껴진다고 낮은 평가를 주는 글을 본 적 있는데, 애초에 라이스를 말아 먹는 게 기본 값으로 설정된 나로서는 별 상관없는 일이었다. 확실히 국물에서 녹말 기운이 느껴지긴 했다만, 그게 또 나쁜 느낌은 아니었으니 더더욱.
오히려 굳이 아쉬운 걸 찾자면 차슈에서 찾아야 될 것 같은데, 나머진 편하게, 그리고 맛있게 먹기 좋은 돈코츠였다.
라멘집에 와서 라멘만 먹는 것은 군자의 도가 아니다. 라이스만 먹으면 아쉽기에 카라아게를 한 접시 시켜본다. 겉은 바삭하게, 안은 촉촉...이라기 보단 기름지게. 좋아하는 카라아게 스타일 보단 조금 기름졌지만, 다행히 구원투수로 맥주(그것도 ERA 1점대의 기린 맥주)가 등판해줬다. 술안주는 기름져야지.
눈이 확 뜨이는 맛은 아니었지만, 애초에 만원 남짓 하는 라멘 가지고 무슨 거창한 평가를 하는 것도 재능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출출할 때 지나가다 간판을 보게 되면 별 생각 없이 다시 찾게 될 것 같은, 그런 좋은 가게였다.
지산 (智山)
서울특별시 마포구 와우산로29길 4-26
02-3144-7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