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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봐도 딱 저곳이 지브리 미술관이겠거니 싶다. 인기가 많은 장소인 만큼이나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관람이 불가능하다. 운이 좋게도 여행 계획을 짜기 시작한 날이 예약 시작하기 하루 전날이어서 쉽게 표를 구할 수 있었다. 사이트가 열리고 반나절 만에 매진된 걸로 봐서는 예약 창이 열리는 날에 바로 구하지 않으면 사실상 힘들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예약방법)

 


입구는 토토로가 지키고 있다.

 



내부는 사진 촬영이 안 되기에 말로만 이 장소를 표현해야 된다는 점이 아주 아쉽게 남는다. 굳이 한 마디로 줄여서 표현하자면 지브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겠다. ‘스튜디오 지브리가 갖는 개성과 감성을 한 건물 안에 표현한 느낌이다. 티켓은 슬라이드 필름을 잘라 만든 것 같은 녀석,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도 아니지만 캐릭터 제대로 나온 거에 감사하자. 제일 아래층에서는 단편 에니메이션을 상영하는데 종류는 매일 바뀐다. 이번에 보게 된 애니메이션은 이스트와 달걀공주’. 대사 하나 없는 단편이지만 보면서 내내 웃음을 잃지 않게 되는, 그런 지브리의 매력이 가득 담긴 단편이었다.

 

적당한 기념품을 사기 위해 맨 위층의 상점에 갔지만 생각보다 가격이 무지 비싸다. 이왕 돈 쓸거면 가능한 오래 남길 수 있는 물건이면 좋을 것 같아 토토로가 들어가 있는 오르골을 하나 고른다. 아쉽지만 친구들 갖다 줄 선물은 다른 곳에서 사야지, 여긴 지갑 사정 상 무리다.

 


미술관 안에서 시간을 보내고 나와 보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나카노 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하지만 오늘의 일정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도쿄에서 가장 중요한 일정 중 하나인, 그것을 할 때가 됐다.

 




일본에서 맛집 다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를 리 없는 고독한 미식가’. 이번 2017년 신년 스페셜로 나온 가게가 바로 이 나카노 역 근처에 있다. ‘사이사이쇼쿠도라는 이름의 작은 가게, W에게 예약을 부탁했지만 이미 예약이 꽉 차 그냥 가게 문 열리자마자 돌파하기로 한다. 앞뒤로 예약이 가득 차있어 주어진 시간은 1시간, 뭐 충분하다. 먹어보자.

 


맛있는 음식을 보면 카메라가 아닌 젓가락이 먼저 나가는 것, 그것은 음식에 대한 예의다. 한밤중에 야경을 찍어도 흔들리지 않는 팔이 음식 앞에선 자비가 없다. 시작은 스페아 립이다.

 


교자로 짭짤해진 입 속을 달랜다. 왜냐하면 소흥주도 병으로 시켰고, 이제 겨우 10분 밖에 안 지났으니까.

 


레바니라’, 부추와 간의 조합이 이렇게 좋은 줄 오늘에 와서야 알았다.

 


바이체치’, 닭에 은은히 풍기는 고수의 향이 일품이다. 고수를 싫어하는 사람도 큰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무아지경으로 먹던 중, 옆자리로 옮기면 조금 더 드시고 갈 수 있다고 하기에 망설임 없이 자리를 옮긴다. 덩달아 소흥주도 한 병 더 시킨다.

 



무엇을 시켜도 후회가 없으니 놀라울 따름이다.

 


마지막으로 고마당고를 시키고 한시간 남짓의 시간동안 소흥주 두 병과 8품의 요리를 해치우는데 성공한다. 시간만 많았다면 눌러 앉아서 요리란 요리는 전부 다 먹었을지도 모르겠다. 배도 부른데 소화도 시킬 겸, W와 함께 집까지 걸어가기로 한다. 마침 가방에 기치조지에서 산 쿨일라가 한 병 있는데 이걸 양갱하고 먹어봐야겠다. 원래 술이란 이런 날 마시는 거니까.

 

#9. ‘미타카의 숲’, ‘지브리 미술관’, ‘나카노 역’, ‘사이사이 식당’.

 

20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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