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다 보니 한나절 정도는 외출을 하고 올 짬이 난 토요일입니다.
집 근처에서 카페나 다녀오기엔, 오랜만에 난 여유가 좀 아깝네요.
아무래도 어딜 좀 다녀와야겠는데, 역시... 만만한 게 서울이죠.
공항철도를 타고 쉽게 접근 가능한 곳은 김포공항, 마곡, 상암, 홍대, 공덕, 용산, 서울역 정도인데,
마곡을 빼고 상암부터 용산까지는 옛 경의선 길을 따라 뭔가 공원을 조성했던 기억이 납니다.
마침 이런 마실용으로 얼마 전에 중고로 산 스트라이다.
한 번 들고 가봐야겠네요.

확실히 스트라이다 정도로 접히니까, 붐비는 공항철도에서도 크게 눈치가 안 보입니다.
저는 영종에서 출발하는지라, 출발할 때에는 그리 붐비지도 않고요.
대충 지도 한 번 훑어보고, 연남동 방향으로 출발합니다.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서 수색역도 어이가 없을 정도로 가깝긴 했습니다만, 월드컵경기장도 참 가깝네요.
정말 서울이니까 이 정도로 역 빼곡하게 짓지, 인천만 해도 어림도 없을 겁니다.
한강 자전거길은 자주 이용했었는데, 강북으로 탈 때 스타벅스 지나 있던 합류부가 이 불광천 끝이었네요.
대충 봐도 자전거길이 꽤나 널찍히 잘 뚫려 있습니다. 반대쪽 끝은 어딘지 몰라도, 한 번 타보고 싶은 길이네요.

디엠시에서 가좌 방향으로 가는 길은, 솔직히 자전거 타기 그리 좋은 길은 아닙니다.
인도도 너무 좁고, 차도랑도 바싹 붙어 있어서 앞에 사람이 보이면 내려서 가는 편이 나을 정도죠.
도보도 양쪽이 전부 이어져 있는 게 아니라, 잊을 만하면 '인도 없음' 표지가 보이네요.
아무래도 옛날에 선로가 지나가던 길 근처고, 일단 도로부터 넓히다 보니 이렇게 된 모양입니다.


그래도 이왕이면 공원으로 다녀보고 싶어 들른 선형의 숲.
뭐 기차라도 하나 갖다 놨나 싶지만, 그런 건 없고... 그나마 선로 한 가닥이 남아 있네요.

여기도 마찬가지로 공원 끝이 인도로 이어져있지 않아서... 다시 건너편으로 돌아갑니다.

건너편도 자전거 길은 없어서, 그다지 편한 길은 아니긴 합니다만.
그래도 스트라이다는 원체 빨리 밟기가 힘들어서... 오히려 이런 길에서 다니기엔 좋네요.
길 건너편으로는 자투리 부지에 꽤나 오래돼 보이는 집들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인천이던 어디던, 선로가에 남은 작은 집들은 쉽게 개발되지 못하네요.

언덕을 내려오니 만난 가좌역.
옛날에 가좌역이 시골역처럼 생겼을 적에 온 것이 마지막인데, 이젠 완전히 지하철역이 다 됐네요.
역 바로 옆으로는 행복주택도 지어져 있는데, 그때 여기가 시범지구로 첫 시작이었던지라 당시 집을 알아보던 저도 관심 있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결과적으로는 저도 제가 살던 동네 근처의 행복주택에서 5년 정도 거주하며 결혼도, 아이도, 새 집도 얻었죠.
시끄럽거나, 대중교통이 안 좋거나, 좁다거나... 뭐 이래저래 말 많은 행복주택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워낙 싸기도 하고, 좁은 평형은 혼자 살기에, 큰 평형은 둘이 살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물론... 애 키우기 시작하니 도저히 안 돼겠어서 지금은 떠났지만요.
대학생 무렵 되 보이는 학생들이 행복주택 근처에서 뛰어다니는 걸 보니, 저도 행복주택에 처음 당첨됐을 적이 생각납니다.
어느덧 시간이 많이 지났구나 싶은 생각도 들어 말이 길어졌네요.

뭔가 익숙한 이 좁은 길... 홍제천로를 도보로 오는 건 처음이네요.
북악스카이웨이 드라이브도 좋아했지만, 그 근처에 좋아했던 가게가 몇 있어서 은근히 차로는 자주 지났던 길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걸으며 와 보니, 뭔가... 이 동네는 도쿄...? 같네요.
어디서 본 것 같은 기시감이 계속 듭니다. 뭐, 사람 사는 곳이야 어디든 똑같고 사실 간판만 다른 거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만...
이상하게 이 거리는 유독, 교엔 나와서 메이지진구로 가던 그 길목이 생각이 납니다.
약간 비행기값을 번 느낌 받으며 연남교도 지났으니, 이제부터는 연남동입니다.
오늘의 목표인 경의선숲길을 걸을 시간이네요.
2025. 03.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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