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숙소에 들러 짐정리를 하고, 다시 밥을 먹으러 나와봤습니다.
일본에 와서 초밥을 먹어본 적이 몇 번 있지만, 오히려 판초밥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네요.
이런 곳에서 영업이 잘 될까? 싶은 곳에 있던 '이소즈시'.
어디 한 번 배불리 먹어볼까요~
가게는 노부부가 운영하는, 닷지에 많아야 5명 정도 앉을 것 같은 작은 가게였습니다.
뒤로는 스모 경기 중계가 한참 나오는데, 요즘 요코즈나에 일본사람이 없다고 아쉬워하시네요.
비단 스모뿐인가요, 일본에서는 웬만한 스포츠 종목에 귀화 외국인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한 지 좀 됐긴 합니다.
하이볼 한 잔, 그리고 사케 돗쿠리로 하나.
준비는 마쳤습니다, 스시는 어떻게 나오려나요.
먼저 시킨 스시는 깔끔한 구성.
맛도, 밥도, 양도 딱 좋습니다. 기분 좋게 술과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좋은 초밥이었어요.
그런데 어째 양이 좀 부족합니다. 가게의 초밥 양이 부족한 게 아니라, 여행 내내 늘어난 위장을 채우기에 절대적인 뭔가가 부족해요.
그래서 시킨, 치라시즈시.
얼핏 보면 회덮밥, 카이센동 느낌이지만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음식이죠.
일단 밥이 다르고요, 어떻게 밥과 합을 맞춰주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이 녀석은 정말 초밥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해물의 맛이야 뭐 익히 아는 그 맛이지만, 개중에 눈에 띈 건 오보로네요. 이걸 밥이랑 먹은 건 처음인 것 같아요.
치라시즈시에서는 빠질 수 없는 부재료라고 하네요.
지금 보니 옆에서 H가 먹고 있는 노리마끼에도 오보로가 잔뜩 들어갔네요.
두 판을 다 먹고, 노리마끼도 한 개 뺏어먹고 나니 이제 좀 배가 찹니다.
정말 기분 좋고, 든든하게 한 끼를 마쳤네요.
즐거운 여행의 마지막 식사로는 손색이 없습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배는 충분히 부르긴 하는데, 이게 또 마지막 밤이라니까...
뭔가 헛헛합니다. 괜히 지나온 길의 세븐일레븐이 눈에 들어오고 그러네요.
자, 마지막 밤입니다.
그래도 편의점 한 번 털어줘야죠. 비싸고 맛있는 거 많이 먹었으니, 이런 걸 또 먹어줘야 밸런스가 맞습니다.
오랜만에 모인 셋이라, 할 말이 많을 것 같기도 했는데. 생각보다 먹고 마시기 바쁘지 할 얘기가 많진 않네요.
꽤나 열심히 달렸는지, 보기 좋게 늦잠을 잤습니다.
H랑 같이 마츠시마 인근도 런닝을 뛰려 했는데 도저히 피곤해서 안 되겠네요.
H 먼저 뛰러 간 사이, 잠깐 온천에 몸을 좀 담그고 있어야겠습니다.
여행의 끝, 이제 다음 여행은 또 언제가 될까요.
곧 아이도 태어나니, 아마 다음 여행은 시간이 좀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정말 총각생활의 피날레 치고는. 훌륭한 여행이었네요.
언젠가 또다시 셋이 모여, 어딘가로 떠날 그날을 다시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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