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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맞아 시청의 플라자에서 하루를 묵게 됐는데, 근처 식당이 1달 전부터 전부 만석이네요.

 

예약도 안 받는다고 하는 곳도 많고...

그래도 광화문 근처에는 예약 가능한 식당이 몇 곳 보여 파스타가 맛있어 보이던 가게로 예약을 해봤습니다.

 

D타워는 좋아하는 피자 가게가 있어서 가끔 오는데, 위에 이런 곳이 있었네요.

 

에스프레소 (5,500원) / 0.0도 모히또 (16,000원)

 

에스프레소는 그냥 졸려서 시켰는데 생각보다 맛있었고, 거기에 신나 논알콜 모히또를 주문했는데...

솔직히 다른 테이블에서 한겨울에 빙수 시킨 줄 알았습니다. 저게 내 모히또일 줄이야.

 

맛은... 모히또 맛인데 도저히 저 생김새를 받아들이기 힘든 모히또였네요.

 

보드카 리가토니 (27,000원)

 

당혹스러웠던 모히또와의 만남은 살짝 제쳐두고, 음식이 나왔습니다.

위에 올라가 있는 모짜렐라 치즈를 버무리지 말고 얹어서 먹으라고 안내해 주시네요.

 

이름에 보드카가 들어간 걸 보니, 보드카를 넣고 알콜만 날려준 것 같은데 찾아보니 생각보다 잘 알려진 요리법이었네요.

평범하게 만든 로제 파스타보다 좀 더 향과 맛이 진하게 남는다 합니다.

 

이탈리아 애들이 이런 일을 할 것 같지는 않았는데, 역시나 미국의 한 식당에서 시작된 요리법이라네요.

원래 요리법은 펜네를 이용하는 것이라는데, 펜네로 만든 보드카 파스타도 맛이 궁금해지네요.

 

피스타치오 크림 파스타 (26,000원)

 

크림에 피스타치오.

참 맛있을 것 같은 조합인데 이게 파스타랑 괜찮을까? 거기다 새우? 싶었던 파스타입니다.

뭐, 괜한 걱정이죠. 요리로 돈 버는 사람들이 안 괜찮은 걸 하면 가게가 곧 없어져서 먹을 기회가 없어집니다.

 

꾸덕한 크림에 잘 손질해서 살짝 바삭한 느낌까지 나는 새우, 거기에 계속 풍기는 피스타치오 향.

저는 크림 파스타를 마냥 좋아하진 않습니다만, 한 번쯤은 먹어볼 만한 맛이네요.

 

산 세바스티안 치즈 케이크 (11,000원)

 

다른 가게들 케이크보다 곱절은 되는 가격에 뭐길래 이리 비싸? 했던 메뉴입니다.

 

흔히 먹는 치즈케이크가 아닌 바스크 치즈케이크네요.

가게마다 다르긴 하지만, 케이크 하나에 4~5만원에 구할 수 있는 녀석이니 조각 가격은 꽤나 세게 다가오긴 합니다.

 

그래도 맛으로 모든 걸 잊게 해주는 녀석이죠.

꽉 찬 치즈의 향과 맛. 오히려 이 정도로 진하게 넘어와 주면 같이 곁들일 음료도 안 찾게 됩니다.

그냥 이 맛으로 꽉 채우는 게 제일 맛있거든요. 피스타치오 크림도 꽤나 진한 맛이었는데, 이미 사라져 버렸네요.

 

위치가 위치여서 그런가요, 메뉴 하나하나의 단가가 저렴한 가게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먹고 나오면서, 맛있었다. 잘 먹었다. 라는 느낌은 충분히 받을 수 있는 곳이었네요.

즐거운 한 끼였습니다.

 


 

치즈룸X멜팅샵 D타워점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3길 17, D타워 4층

 

2023.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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