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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essay, 2019/2. Jeju

Jeju - #5.

바다지기 2019. 3. 16. 19:19 댓글확인


평소에 켜 놓는 알람 덕에 새벽에 한 번 일어나긴 했지만, 평소보다 세 시간은 더 자고 일어나니 몸이 너무도 가볍다


밖의 풍경은 나무가 통째로 흔들리는 걸 보니 바람이 어마어마하게 부는 모양이지만

실내에서 보기에는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날씨다


비 오기 전의, 약간은 차고 습하고 평소보다 어두운, 그런 날씨.



어제 들어오며 사온 핫초코나 한 잔 하면서 책을 보며 시간을 보낸다

여행지의 오전은 여유로워야 돌아가서 후회가 남지 않는 법이다


창밖으로 같은 숙소에서 묵은 것 같은 세 명이 해변으로 머리를 휘날리며 가는데 여러 의미로 존경스럽다

나는 그냥 안에서 봐야지




어제 실패했던 카페로 다시 가보고자 체크아웃을 하고 차로 향하는데 아까 해변으로 가던 그 세명이 숙소 앞에서 난처한 듯 핸드폰을 보고 있다

보아 하니 공항을 가야 하는데 택시가 오지 않아 곤란한 모양이다


대학생 때 나도 여행가서 대중교통 덕에 고생했던 게 떠올라 어차피 제주시로 가니 태워주겠다 하니 선뜻 따라온다

괜히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까 싶어 일행 중 한 명한테 명함을 주고 공항에 일행을 내려준 뒤 다시 내 목적지로 향한다


마침 운전하며 간식거리가 없었는데 공항에서 내리며 고맙다고 한라봉 크런치를 한 박스 건내준다.

 

제법 훈훈한 하루의 시작인지라 기분이 좋았지만, 아쉽게도 가고자 했던 카페는 오늘도 문이 닫혀 있다


바람은 꽤 건장한 체격인 나도 정면으로 못 받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불고

신창까지 내려오니 그나마 빗방울이라도 안 떨어져서 차에서 나올 수 있었다.



신창, 고산일과해안도로를 거쳐 모슬포에 들어왔다

보말칼국수로 유명한 옥돔식당에 왔는데 남들보다 조금 빨리 온 덕분인지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2인분 이상만 주문된다고 써져 있어서 예전에 포항에서 모리국수를 커플 테이블에 껴서 먹었던 슬픈 기억이 재현되나 싶었는데 

사람이 많을 땐 혼자 오는 손님들 주문을 다른 테이블 주문과 같이 끓인 뒤 1인분만 내줄 수 있다고 한다


미역국과는 또 다른 느낌의 맛.

요즘 집에서 오뚜기의 미역국 라면을 간간히 먹는데, 그 라면이 지향해야 할 맛이 바로 이 맛이 아닐까 싶다


시원하고 고소한, 꼭 집에서 할머니가 끓여 주신 것 같은 미역국 국물을 먹다 보니 왠지 생일상에 앉은 느낌이다.



그런데 아침부터 국물로 배를 채우니 뭔가 허전하다. 바로 옆에 산방식당이 있다는 게 생각나 냉큼 달려가서 수육을 한 접시 시킨다.



고기를 먹으면 왠만한 고민은 해결된다.

그리고 고기는 면하고 먹으면 더 맛있으니까 비빔밀면도 시켜본다.



지난번에 멋 모르고 시켰다가 진지하게 양에 괴로웠던 기억이 나서 이번에는 소 사이즈로 시킨다

수육 한 점에, 밀면 한 젓가락. 속이 좀 차면 육수 한 모금. 완벽하다.


2019.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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