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잠을 깨고 도착한 화엄사. 한때 우리나라 선종의 중심이기도 했던 절 답게, 입구에서 보이는 가람의 규모가 여태 다녔던 절들과는 격이 다른 느낌이다. 신기하게도 본존이 모셔진 대웅전보다 각황전이 더 큰 존재감을 뽐낸다. 여느 절들과는 조금 다른 배치. 지도로 보면 삐뚤삐뚤 비대칭인데, 막상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그런 느낌 없이 온전히 조화롭게 느껴진다는 점이 참 신기하다. 아쉽게도 화엄사의 상징과 같은 사사자삼층석탑은 내년까지 보수공사가 한창이다. 적멸보궁이라도 들를까 했는데, 괜히 공사로 난잡한 곳에 가는 것 보다는 구층암을 가는게 낫지 싶다. 구층암 가는 길, 산속을 천천히 해치고 나가니 이내 구층암이 보이기 시작한다. 구층암의 멋진 기둥을 사진에 담고 싶었는데, 오늘따라 그런 건지, 근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