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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에 十勝牧場에 둘렀다. 길 양쪽으로 높게 자란 나무들, 풀밭에서 뛰노는 말들까지. 도시에서 자란 나에겐 정말 인상 깊은 풍경이었지만, 사진 정리를 하다 목장의 사진을 전부 지우고 말았다. 급히 복구해보려 노력해봤지만 이미 늦었다. 그나마 한 장이 남아있긴 한데, 이걸로 모든 걸 기억하자니 조금 씁쓸해진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오비히로 역의 관광센터에서 파는 스위츠 메구리켄 사진들도 같이 사라졌다. 500엔으로 디저트 4가지를 교환할 수 있는 쿠폰이었는데, 타이야끼, 우유, 와플, 소프트 사진까지 모두 없어졌다. 정말 맛있는 간식들이었는데, 사진으로 남길 수 없다니 아쉽다.

  


다음 목적지인 쿠시로로 가는 중에 十勝ヒルズ에 왔다. 제법 알려진 장소 같은데 네비게이션에 위치가 없어서 조금 헤맸다. 약간의 입장료가 있긴 했지만, 이런 장소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에 들어가 본다.

  


유료로 운영되는 장소답게 정원의 수준이 상당하다. 라벤더로 아름답게 꾸며진 정원, 각종 허브로 꾸며진 길도 좋았지만, 연꽃을 좋아하기에 이곳 잠자리 연못이 가장 즐거웠다. 멀리서 볼 땐 그저 연꽃으로 꾸며진 연못이지만, 가까이 가니 꽤 많은 잠자리가 살고 있다.

  


어쩌다 가까이 있는 연꽃에 앉은 녀석을 한 장 남겨본다. 뒤로 가니 밭들과 축사가 나오던데, 이곳에서 자란 작물과 가축을 팔기도 하는 모양이다.

  


소프트를 하나 먹으며 파는 물건들을 구경해보는데, 제법 탐이 나는 녀석들도 있다만 굳이 짐을 늘리고 싶진 않기에 빈손으로 떠나 목적지인 쿠시로를 향해 달린다. 바닷가를 따라 가는 38번 국도를 타고 가던 중, 버려진 것 같은 휴게소가 보여 잠시 차를 멈췄다. ‘パシクル근처의 휴게소였는데, 파도소리를 따라 조금 걸으니 바다가 보인다. 홋카이도의 동쪽 바다, 태평양이다. 생전 처음으로 보는 대양,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보니 감정이 복잡해진다. 그래서일까? 그리 수려한 풍경도 아니지만, 지금까지도 가장 기억에 남는 풍경이다.

 


도착한 쿠시로 역. 역의 생김새가 어째 여태 봐온 일본의 역들과 사뭇 다르다. 숙소는 역 바로 앞에 있었기에 짐을 내리고 잠깐 산책을 겸해 거리를 걷기로 한다. 오비히로에선 제법 더운 편이었는데, 이곳은 서늘하다 싶을 정도로 기온이 낮다.

  


큰 길을 따라 걷다보니 幣舞橋에 도착했다. 이 지역 지명은 아이누어에서 유래한 경우가 많은데 이 다리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동쪽 바닷가에서 보는 노을이라니, 어째 조금 바뀐 느낌도 들지만 뭐 어떤가. 바닷바람은 기분 좋게 스쳐지나가고, 조금 멀리선 살짝 탄내와 함께 비릿한 냄새가 난다.

 


탄내의 근원은 岸壁 炉ばた였다. 구시로 강가에 천막을 피고 긴 화로를 설치한 뒤, 뒤의 가게에서 각종 재료를 사다가 구워먹을 수 있다. 계산은 현금을 종이쿠폰과 바꾼 뒤, 쿠폰으로 계산하는 방식인데 처음에 다짜고짜 만 엔 가량을 바꿔달라고 하니 너무 많다고 걱정하신다. 그렇게 굴, 꽁치, 오징어, , 새우, 닭 등을 섭렵하고 결국 돈이 부족해 더 환전한다. 구워 먹는 내내 마신 맥주는 당연히 삿포로 클래식. 더 맛있어서 먹는 건 아니다, 다만 여기서 이걸 안 먹으면 왠지 손해 보는 느낌이다. 잔뜩 먹은 뒤, 조금은 찝찝한 입을 달래기 위해 편의점에서 하이볼을 한 캔 사다가 숙소로 돌아온다. 너무 많이 마셨던 걸까, 숙소에서 하이볼을 입에 댄 뒤의 기억은 없다.

 

#6. ‘토카치 목장’, ‘스윗츠메구리켄’, ‘토카치 힐즈’, ‘파시쿠레 호수’, ‘누사마이 교’, ‘간페키 로바타’.

 

2016.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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