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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몰고 도착한 곳은 아사히다케 역. 우리나라에는 대설산으로 알려진 다이세쓰 산의 봉우리 중 하나인 아사히다케의 바로 밑까지 가는 로프웨이가 있는 곳이다. 입구의 공영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뒤 들뜬 마음을 안고 역으로 간다.



귀가 멍멍해 질 정도로 높이 올라가는데, 가는 동안 아래에 펼쳐지는 풍경은 실로 장관이다. 높이에 따라 달라지는 식물들의 분포가 고스란히 보이는데, 위쪽의 역인 姿見駅가까이 가니 이미 무릎 높이의 나무와 풀 뿐이다

 


역이 위치한 곳은 정상이 아닌 1,600m 지점이다. 다만 아직도 활동하고 있는 화산이고, 경사가 심하다보니 정상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산 정상으로 가는 길도 있지만, 역을 중심으로 간단한 트래킹을 즐길 수 있는데 변변한 등산장비 없이 온 여행인지라 이쪽을 선택했다. 정상에는 여러 호수가 있는데 그 중 하나인 夫婦池이다. 말 그대로 부부처럼 두 호수가 함께 있다, 호수에 비치는 하늘과 뒤로 보이는 산의 모습이 인상 깊다.

 


트래킹 코스를 따라 걷다 보니 계속해서 호수가 나온다. 이번에 나온 호수는 鏡池’. 이외의 다른 곳들은 연못이라는 느낌이었는데, 이곳은 진짜 호수 같다는 느낌이 든다. 물속에 사는 물고기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투명한 물에 넋을 놓고 바라보게 된다.

 


아사히다케3000년 전에 분화한 뒤 지금의 모습을 갖췄고, 지금도 활발히 활동 중이기에 상시 감시 대상으로 지정됐다. 위쪽의 호수들도 1000년 전부터 수증기 폭발을 거쳐 형성됐다. 하지만 이곳이 화산이라고 피부에 느껴지는 곳은 바로 여기다. 생각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는데 온천 마을에서 느껴지던 매캐한 황 냄새가 가득 풍긴다. 그리고 조금은 소름 돋는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소리까지, 생전 처음 경험해보는 풍경에 몹시 즐겁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무지막지한 높이의 산은 아니지만, 이 산은 여름에도 저체온증에 인한 사망자가 나올 정도로 그 기후가 몹시 변화무쌍한 곳이다. 가을부터는 알프스 등반에 준하는 장비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마침 온 날에 이렇게 맑은 하늘과 따뜻한 날씨, 그리고 멋진 구름이 함께하는 풍경이라니 이번 여행은 여러모로 운이 따른다. 가벼운 산행을 마치고 다시 역으로 돌아간다.

 


로프웨이를 타고 내려가는 길, 올라갈 때와는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는 산의 모습에서 또 다른 맛이 느껴진다. 근처를 가득 채운 녹색을 보니 이곳이 얼마나 내가 살던 세상과 다른 곳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4. ‘아사히다케 로프웨이’, ‘아사히다케’, ‘다이세쓰 산’.

 

2016.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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