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근처에서 평가가 좋은 라멘집을 찾아 네비게이션에 찍었더니 70를 가라고 한다. 뭐 어차피 가는 길이니 못 갈 이유는 없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가기로 하고 쭉 달리던 중 창문으로 멋진 호수가 보이기에 근처의 휴게소에서 잠깐 차를 세웠다. 휴게소의 이름을 보니 호수 이름은 シラルトロ인 것 같다. 여유롭게 쉬기엔 배가 제법 고팠기에, 사진 몇 장을 찍고 바로 떠난다.

 


도착한 弟子屈ラーメン総本店’. 주차장이 가득차서 조금 불안했는데 다행히 가게 밖에도 파라솔이 몇 개 있어서 바로 먹을 수 있었다. 한글로 된 메뉴판도 있던데 제법 많은 사람들이 오는 모양이다. ‘옛날 간장 라면을 먹어봤는데, 평범하게 느껴진 면이 시원한 국물과 어우러져 정말 맛있다. 부담스럽지 않은 국물의 맛이 돋보이던 메뉴. 깔끔하게 국물까지 다 마실 수 있었다. 물론 밥과 교자는 당연히 같이 먹는다. 생맥주는 운전 중이니 참아야겠지.

 


라멘집이 있는 데시카가 근처에 마슈 산이 있어서 차를 몰고 올라왔다. 정상에는 거대한 칼데라가 있었는데, 그 웅장함에 압도당하는 느낌이다. 제법 많은 사람이 있는데도 조용하게 느껴지는 건 이런 기분 때문일까, 조그만 새가 날아다니는 소리부터 정상을 가르는 날카로운 바람 소리까지 전부 들린다.

 


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도 험했지만, 내려오는 길은 한층 더하다. 여러 헤어핀을 넘어 내려오니 괜히 단 음식이 끌려서 근처의 소프트 가게로 왔다. 차에서 내리니 시골냄새, 그래 솔직히 말해 소 똥 냄새가 사방에 풍긴다. 식욕이 사라질 법도 한데, 왠지 소프트 가게 근처에서 이런 냄새가 나니 정말 좋은 우유를 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주문한 소프트크림. 먹어본 결과 홋카이도의 유제품은 나를 절대 실망시키지 않는다.

 


숙소를 샤리에 잡아놨기에, 체크인을 하고 다시 나와서 먹자니 시간이 너무 늦을 것 같아 들어가기 전에 기요사토에서 식사를 때우기로 한다. 타베로그를 뒤져봐도 마땅한 가게가 나오지 않아 조금 망설이며 들어간 炉憩’. 반신반의하며 시킨 메뉴가 이렇게 잘 나올 줄이야, 기대하지도 않은 곳에서 만난 맛에 하루의 끝이 너무도 행복하다. 평소라면 절대 안 마실 무알콜 맥주를 마실 정도로 기분이 좋다. 기분이라도 내야 할 것 같아서 말이지.

 


숙소인 清里イーハトーヴユースホステル에 가며 안 사실인데, 오늘은 페르세우스 유성우의 극대기다. 마침 공기 좋은 홋카이도, 그 중에서도 가장 좋을 것 같은 동네에 도착했는데 어찌 사진을 안 찍고 넘어갈까. 하지만 아쉽게도 장비가 전혀 갖춰지지 않았기에, 눈으로 실컷 보기로 한다. 적당히 한 장 정도는 남겨둬야겠지. 그런데 유성우의 극대기 라기에 상상한건 하늘에서 유성이 쏟아지는 풍경이었는데, 그 정도는 아니다. 평소보다 훨씬 많이 보이긴 한다만, 소원 빌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이 사진에서도 누가 보면 낙서해놓은 것 마냥 유성우가 하나 찍혔다. 의외로 안 예쁘네.

 

#8. ‘시라루토로 호’, ‘마슈 산’, ‘마슈 호’, ‘데시카가 라멘 총본산’, ‘쿠리무 동화’, ‘이코우’, ‘샤리 이하토 유스호스텔’.

 

2016.8.12.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방문자수
  • Total :
  • Today :
  • Yesterday :

Over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