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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얘기가 나왔던 건 1학기가 시작하기도 전의 일이었다. 일본에서 공부중인 J와 시간을 맞춰 함께 홋카이도 여행을 하는 게 어떨까 싶어서 준비했던 계획이었고, 계획을 짜다 보니 78일의 렌터카 여행이 됐다. 삿포로까지 싸게 가보려고 여러 항공사를 알아봤지만, 그냥 몇 만원 더 쓰고 전일본공수를 통해 도쿄를 거쳐 삿포로로 가기로 결정했다. 시간대는 괜찮은데, 새벽에 김포공항까지 갈 일이 문제였다. 본래 편도로 쏘카라도 빌려서 갈까 했지만, K의 아버지가 공항까지 태워주셔서 편하게 도착한다.

 


도쿄까지는 2시간 남짓, 날씨도 좋고 기내식도 맛있고 음료로 부탁한 맥주는 여러 맥주 중에 승무원이 골라주는데 마침 삿포로. 완벽하다.

 


환승을 위해 버스를 타고 국내선 터미널로 이동한다. 활주로에서 버스를 타고 다니는 건 처음인데, 이거 꽤 재밌다.

 


환승 시간이 꽤 여유로워서 점심을 간단히 때우기로 한다. 든든하게 먹자, 운전은 내가 해야 되니까.

 


먼저 하네다 공항에 도착해있던 J후쿠사야의 카스테라를 사왔다. 지난번에 나가사키에 다녀왔을 때 기념품으로 사온 적이 있는데 여기서 이렇게 만날 줄이야. 분명 방금 소바를 먹었던 것 같은데 정신을 차리니 이미 카스테라는 사라진 지 오래였다.

 


하네다에서 신치토세로, 90분 정도 걸리니 거의 인천에서 오사카 거리다. 국내선이 이 정도라니 일본이 크긴 크구나 싶다.

 


삿포로에 도착한 뒤 예약한 닛폰 렌터로 가서 안내를 받는다. 빌린 차종은 닛산의 노트, 일본이니 당연히 우측이 운전석이다. 와이퍼랑 지시등 위치도 정반대고, 아마 수동이었으면 운전을 포기했을지도 모르겠다. 다행히 금방 적응하고 고속도로에 들어갔는데 이번엔 규정 속도가 우리나라보다 한참 아래다. 일본의 벌금은 어마어마하기에 속도를 맞춰서 가는데 어지간히 답답했는지 옆으로 버스가 추월한다. 그럼 나도 저 버스만큼만 달리면 되는 거겠지?‘ 하는 마음에 따라가는데 속도계가 100을 넘긴다. 새삼 사람 사는 곳은 어디든 똑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그렇게 쭉 달려 도착한 카나야마 호수’. 미나미후라노에 있는 호수로 라벤더가 유명한 캠핑장이 바로 옆에 있다만, 이미 라벤더가 졌을 시기인지라 호숫가에서 잠깐 쉬며 풍경을 즐긴다. 겨울엔 빙어 낚시도 유명하다는데 딱 봐도 깊어 보이는 이곳에서 빙어 낚시라니, 얼마나 추우면 이 정도 크기의 호수가 꽝꽝 어는지 궁금하다.

 


멀리 제트스키를 즐기는 아저씨를 보며 사진을 찍는데 옆의 낡은 정자에서 여우가 한 마리 튀어나온다. 그러고 보니 여기 운전하며 들어올 때도 여우를 봤는데, 여기선 대충 길고양이의 위치인건가?

 


카나야마 호수를 크게 돌아 후라노로 가는 길에 전망대 표지판이 보인다. 어차피 차도 빌렸는데 못 갈 곳이 있나? 차를 몰고 올라갔는데 건물이 따로 있는 건 아니었다. 댐이 아주 잘 보이는 곳까지 길을 내고 전망대라고 부르는 것 같다. 날씨마저 흐렸다면 허탈했을지도 모르겠다만, 다행히 날씨가 좋으니평범한 댐 사진도 달리 보인다. 짧게 구경을 마치고 다시 후라노를 향해 떠난다.

 

#1. ‘김포 국제공항’, ‘하네다 국제공항’, ‘신치토세 국제공항’, ‘카나야마 호수’.

 

201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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