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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숙소인 한나리 게스트하우스4인실이었고, 다행히 사람도 적어서 둘이 썼기에 전날과 달리 푹 쉴 수 있었다. 덕분에 아침 일찍 일어나 다음 숙소인 토마토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맡기기 위해 출발할 수 있었다. 아침의 교토도 구경할 겸, 꽤 먼 거리지만 걸어가기로 결정한 뒤 실개천을 따라 계속 걷는다. 거리 이름마다 호리카와가 들어가는 걸 봐서는 아마 이 실개천의 이름이 호리카와인 것 같다만 자세한건 모르겠다.



관광으로 유명한 교토지만, 실제로는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큰 도시다. 출근시간에 거닐다 보니 새삼 대도시라는 게 느껴진다.

 


짐을 맡긴 뒤 근처의 우메코지 공원에 왔다. 한창 조경 공사중이서 볼거리가 없었는데 저 멀리 전차가 보인다. 딱히 갈 곳도 없고, 시간도 남아서 가까이 가보니 옛날에 교토에 다니던 전차를 보존해 놓은 곳이었다. 생긴 게 경희궁 앞에 보존된 일제강점기 시대의 전차랑 똑같이 생겼다.

 


그러고 보니 나가사키에서는 이런 모습의 전차들이 현역으로 다니고 있었는데, 여기선 박물관 신세다.

 


공원을 빠져나와 단바구치 역에서 마루오카로 가는 열차를 타고 사가아라시야마 역에 도착했다. 시간도 딱 점심시간인데 밥부터 먹고 움직여야겠다.

 


점심 식사를 해결하기로 한 곳은 嵯峨とうふ 이라는 두부 요리 전문점이다. 꽤 인기가 있는지 가게가 열기 전부터 줄이 서있었지만, 다행히 대기는 안하고 바로 앉을 수 있었다. 가게 밖에 있던 견본 중에서 제일 먹음직스러운 녀석을 시켰는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두부를 갖고 이렇게 많은 요리를 할 수 있다니 신기하다. 맛이라도 없었으면 신기하고 말텐데, 맛까지 있으니 그저 행복할 뿐이다.

 


배불리 먹은 뒤 텐류지에 갔다. 예전엔 궁으로 이용된 곳이라 건물의 격이 높다는데 어제 본 혼간지덕분에 이 정도면 아담해 보인다.

 


기와에 박혀있는 도깨비의 모양이 우리나라에서 보던 모양과 사뭇 다른 느낌이다. 이제 정원에 들어가기 위해 입장료를 챙기는데 주머니에 있어야 할 500엔 두 개가 없다. 보아하니 열린 지퍼 사이로 떨어진 모양이다.

  


사실상 만원을 잃어버린지라 결국 정원은 포기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여유 있게 돈을 가져올 걸 그랬다. 멀찍이서 달마도를 담는데, 일본의 불화가 한국과 다른 건 알고 있었지만 이 녀석은 뭔가 개그 프로그램에서 본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이질적이다. 이거 달마 맞나? 써놓긴 달마도라고 써놨는데.

 


예정보다 조금 이르게 텐류지를 떠난다. 정원도 못 갔으니 시간은 남는데 강이나 건너볼까 해서 토게츠바시로 왔다. 구름이 잔뜩 낀 하늘, 그 밑으로 흐르는 가쓰라 강의 모습이 장관이다.

  


아라시야마라 불리는 산은 이 다리 너머에 있다. 이곳을 다루는 매체라면 항상 나오는 유명한 다리라 그런지 다리 위에 사람이 많이 보인다. 단풍이 유명해서 가을에 오면 발 디딜 틈이 없다는데, 다행히 겨울이라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건너편에 도착하니 근처의 신사를 안내하는 작은 표지판이 보인다.

  


표지판을 따라 가니 몽키 가든이 보이는데 별로 흥미가 안가 높은 곳에서 동네를 찍어보고 싶어 숲속에 난 계단을 무심코 오르기 시작했다. 조금 올라가니 계단이 끊기고 신사가 나온다. ‘이치타니무나카타 신사라고 적혀있는데 이름이 참 길다. 여긴 무슨 신을 모신 신사일까 궁금해서 검색을 해봐도 별다른 정보가 나오지 않는다. 신사 옆의 의자에 앉아 잠깐 시간을 보낸 뒤 산을 내려간다.

 

#5. ‘우메코지 공원’, ‘사가 두부 이네’, ‘텐류지’, ‘토게츠교’, ‘이치타니무나카타 신사’.

 

20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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