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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라면 월말에 유럽으로 떠났어야 했지만, 여름 방학에 취직 준비도 하고 실제 면접의 분위기도 파악할 겸 쓴 이력서가 운 좋게도 받아들여져서 취직이 됐다. 덕분에 대학교 졸업 전에 유럽 한 번은 다녀오겠다는 일념으로 짠 계획은 휴지통으로 들어가고 수습사원으로 정신없이 한 달을 보낸 뒤, 짧은 휴가를 이용해 후쿠오카로 떠난다.

 


근거리 일본 노선은 콜드밀로 알고 있었는데, 최근 탄 아시아나 항공에서는 계속 이런 종이 용기에 담긴 밥이 나오는 걸로 봐서 이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 같다. 식은 샌드위치나 맛없고 텁텁한 빵은 사절이기에 개인적으로는 훨씬 만족스럽다. 이상하게 비행기 위에선 쉽게 배고파지니 말이다.

 


한 시간 남짓, 한반도를 떠나 얼마 안 가 후쿠오카에 도착한다. 밖으로 보이는 풍경에서 한적함 보다는 바쁜 도시의 모습이 느껴진다. 그리고 왠지 더워 보인다.

 



원조 한본어를 들으며 수속을 마친 뒤 , 국제선 터미널에는 지하철이 없기에 무료로 운영되는 셔틀 버스를 타고 국내선 터미널로 이동한다. 생각보다 더운 날씨에 셔틀 버스를 기다리는 줄이 길게만 느껴진다.

 



이번 여행에서 3박을 묵을 레이센카쿠 카와비타 호텔’. ‘아고다에서 휴가철인데도 불구하고 저렴한 가격에 방이 풀려있기에 바로 3박을 예약했다. 아직 체크인 시간이 아닌지라 수트케이스만 맡기고 물 한 잔을 마신 뒤 요기나 해결하러 움직인다.

 



생각 이상으로 더운 날씨, 한국은 제법 선선해졌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여기하곤 관계없는 것 같다. 조금 걸었을 뿐인데 등에 땀이 주르륵 흐른다.

 


평소에 즐겨 보는 고독한 미식가의 로케지인 미야케 우동’. 사실 별다른 간판도 없어서 눈에 정말 안 띈다. 옆모습만 보면 전형적인 일본 목조주택이기도 하고, 포럼 말고는 꽤 유명한 가게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시작은 새우튀김(에비텐)을 올린 우동이다. 정말 별 거 없는데 육수가 맛있어서일까, 훌훌 넘어간다. 분명 방금 전 까지만 해도 더위에 잃었던 입맛인데, 한 그릇을 비우고도 식욕이 생긴다.

 


옆에 앉은 아저씨와 전에 다녀왔던 홋카이도 여행의 사진을 보여주며 수다를 떨다가 메뉴 추천을 부탁드리니 마루땡(어묵)이 올라간 우동을 추천해주신다. 거기에 계란도 하나 추가하고, 메뉴가 나오는 짧은 시간 동안 육수와 면이 담겨있는 솥을 담아본다. 저 오른쪽에 보이는 소바도 한 번 먹어보고 싶은데 세 그릇은 무리겠지?

 


계란이 풀린 육수는 훨씬 부드러워서 육수의 감칠맛을 더해준다. 그렇게 두 그릇을 비우고 가격을 여쭤보니 1000엔이 채 나오지 않아 그 저렴한 가격에 조금은 놀랐다. 다음에 규슈를 여행한다면 십중팔구 후쿠오카를 통해 움직일 탠데, 아무래도 다음 여행의 점심 식사 메뉴도 정해진 것 같다.

 

2017.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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