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도착한 에비스 맥주 기념관은 비정기 휴일이었다. 건물 안에서 길까지 잃어서는 한참을 헤매다 겨우 찾은 입구에서 오늘은 쉰다는 표지판을 봤을 때의 배신감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결국 허탈함에 신주쿠 역 근처에서 사진도 안남기고 타코야키와 치킨을 먹은 뒤 W의 집에 돌아간다.
하지만 우리에겐 미리 예약해 놓은 ‘헤이와엔’이 남아있다. 어제에 이은 ‘고독한 미식가’ 로케지 탐방이다.
고기를 불에 굽는다 = 맛있다. 세상에서 가장 확고부동한 진리다.
시작은 ‘호루몬’으로 간다. 원래 여기 오기 전에 먹은 게 많아 많이 못 먹을 것 같았는데 완벽하게 기우였다. 고기 익는 소리가 나니 바로 허기가 찾아온다.
영롱한 빛깔의 고기들, 정신을 차리니 수천 엔과 함께 고기도 사라져 있다. 뭐, 맛있는 음식 앞에서 돈 따위가 문제가 될 수 있을까? 아마 배만 안 불렀어도 더 시켰을 것 같다.
다시 W의 집에 돌아와 어제에 이어 오늘도 ‘쿨일라’와 양갱으로 뒤를 책임진다. 이미 오늘 아침에 그 영험한 효과를 경험했으니, 아마 내일 아침도 먹은 술에 비하면 멀쩡히 움직일 수 있겠지? 조금은 아쉬움이 남을 법도 한 여행의 마지막 밤인데 맛있는 음식과 술에 젖어 마치 여행 첫 날 밤처럼 보낸다.
#12. ‘에비스 맥주 기념관’, ‘신주쿠’, ‘헤이와엔’, ‘야끼니쿠’, ‘누마부쿠로’.
20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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