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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서 드디어 오프라인 마라톤 대회들이 줄줄이 열리고 있습니다.

아직 긴가민가 하던 시절 예약해놨던 철원DMZ국제평화마라톤대회... 지난주에 오대쌀 + 상품권 + 번호표가 와서 기억이 났네요.

 

 

 

저는 아직 풀을 뛸 정도의 체력이 안 되서, 평범하게 하프로 도전했습니다.

아무래도 마라톤은 자전거대회에 비하면 개최하는 지자체도 훨씬 많아서 그런지 그란폰도처럼 접수령이 느껴지진 않네요.

 

부랴부랴 새벽에 일어나, 차를 타고 고석정을 찍고 가 봅니다.

인천에서 철원인지라 새벽에도 두 시간 가까이 걸리네요.

 

 

하프 코스입니다.

집합 장소인 고석정이 Finish로 나와있는데, 08시에 집합장소에 가게 되면 Start 지점인 월정리역으로 셔틀을 운행하고 있습니다.

이 셔틀을 타고 월정리역에 모여서 09시에 시작!이 되는 것이죠.

 

물품보관은 고석정/월정리역 양쪽에서 해 주지만, 어차피 Finish, 셔틀 탑승 모두 고석정이어서 그냥 여기에 맞기는 게 훨씬 나았습니다.

 

 

한참 남쪽에서 '힌남노'가 북상 중이고, 그 영향으로 중부도 비 예보가 있었죠.

이미 아홉시에도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고, 그 영향으로 시작 시간이 30분 늦춰지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30분 기다리고 나니 비가 잠깐 그쳐서 다들 좋아하고 있었는데, 카운트 다운 외치려고 하니 비가 다시 내리더군요...

결국은 뭐, 쫄딱 젖어서 뛰었습니다. 민소매가 오늘따라 왜 이리 부럽던지...

 

 

액션캠을 굉장히 사고 싶어지는 하루였습니다.

궂은 날씨였지만, 그 덕에 철원평야를 둘러 싼 산 중턱마다 구름이 잔뜩 걸려 있었고.

잠깐 햇빛이 들 때면 벌써 노랗게 물든 논과 함께 기억에 잊히지 않을 풍경이 몇 번이고 지나갔네요.

 

간간히 있는 간식으로는 대게 소금물, 게토레이.

그리고 가끔 초코파이와 바나나가 보였습니다만, 마실거 말고는 못 먹었네요.

 

완주하고 나니 초코파이, 바나나는 하나씩 또 챙겨 주시더라구요. 피크닉이랑 메달도!

 

 

공식 기록은 02:04:01.39.

한강에서 가끔 20K 런을 뛰긴 합니다만, 6분 언더 페이스로 나온 건 사실 이번이 처음입니다.

 

확실히 앞에서, 뒤에서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는 그 자극이 보다 끝까지 사람을 달리게 하는 것 같네요.

 

다만 하프를 전 20k로 알고 19.5에서 힘좀 팍 주고 뛰었는데... 1.2를 더 가야 할 때의 절망감이란.

심지어 직진 화살표를 멀리서 1로 보고 설레기도 했었죠. 힘들긴 했나 봅니다.

 

다 뛰고 나니 솔직히 기진맥진해서, 뭐 어디 가서 관광하겠다는 생각도 안 들긴 합니다.

받은 상품권으로 갈비탕이라도 한 그릇 먹고 싶었는데, 근처 식당은 이미 다 단체 예약으로 가득 차서 식사가 안 되네요...

 

아쉬운 대로 편의점 가서 6000원어치 플렉스 한 번 하고! (지역상품권으로 사용 가능합니다.)

차에서 15분 정도, 옷도 말릴 겸 에어컨에 열선 키고 한 숨 잔 뒤에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달리던 중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시는 분들 중에 저보다 나이 많으신 분들도, 체격이 겉보기에는 왜소하신 분들도 많았는데...

아직 단련이 부족합니다... 더 열심히 뛰어야죠.

 

아무래도 거리가 조금 있다 보니, 뛰고 나서 피곤하기도 하고...

근처에 찜질방이나 이런 시설이 아무래도 대도시보단 부족해서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다만 그 대신, 빌딩숲 사이의 아스팔트 위를 냅다 달린 게 아닌.

정말 시원하고 깨끗한 공기 마시고, 풍경 보면서 싹 씻고 온 느낌이 드네요.

 

다음 마라톤은 10월 29일, 이번에는 집에서 가까운 인천 송도로 다녀올까 합니다.

그때는 또 지금과 다른 매력이 있겠죠. 사진도 좀 더 찍어볼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봐야겠어요.

 

일단 전 철원에서 사온 과자라도 먹어야 겠습니다.

 

2022. 09.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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