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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도 빵으로 먹고, 짧지만 등산도 해서 그런지 몹시 배가 고프다. 가는 길에 있는 아사히카와는 제법 큰 도시이기에 괜찮은 라멘집이 여럿 있었는데 그 중 하나인 らーめんや天金에 도착했다. 제법 시원했던 다른 도시들과는 달리 아사히카와는 더운 편이었다. 게다가 라멘야 치고는 손님이 너무 느리게 빠져서 제법 긴 시간을 기다려야했다. 허기에 더위까지, 아직 음식을 먹지도 않았는데 괜히 짜증난다.



그러한 짜증이 원인이었을까, 라멘과 교자도 기대 이하다. 맛이 없는 건 아닌데, 이걸 왜 이렇게 기다려가며 먹어야하지?

 


그래도 배가 부르니 기분이 훨씬 나아진다. 조금은 복잡했던 아사히카와 시내를 벗어나 오비히로로 목적지를 설정하고 달리기 시작한다. 귀가 먹먹해 질 정도로 올라가던 길, 달리던 중 조금 피곤해졌기에 휴게소에 차를 멈춘다. J는 이미 뒤에서 뻗은 지 오래고, K와 차에서 내리니 카페가 보여 커피 한 잔을 마신다. 커피 한 잔에 피로를 풀던 중 문득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눈에 띄어 카메라를 들고 나왔다. 옆의 난간에 기대 사진을 찍는데 프레임 속의 풍경이라고는 온통 원시림뿐이다. 그러고 보니 근처에 인가라고는 한 채도 안 보이는데, 카페 주인 분은 어디서 오시는 걸까?

  


은 해가 일찍 진다더니 사실이었다. 아직 여섯시도 안 된 시간인데 이렇게 어둡다니, 줄지어 선 나무들 사이에서 곰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아 오싹하다.

 


산길을 내려와 어느덧 평지를 달리고 있는데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마침 버스정류장이 보이기에 차를 잠깐 멈추고 사진에 담아본다. 지평선이라기엔 조금 부족한 풍경이지만, 이렇게 넓은 땅에서 일몰을 본 건 처음이다. 일몰을 보고나서 주변을 둘러보니 저 멀리 주유소 간판이 줄지어 보인다. 이제 오비히로 시에 거의 다 온 모양이다.

 


호텔에 체크인을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역 근처로 나왔다. 원래 가고자 했던 부타동 맛집이 있었지만, 이미 점심 때 모든 재료를 소진하고 문을 닫았다. 울며 겨자 먹기로 시장을 돌던 중 지나가던 취객의 환영을 받으며 들어온 はげ’. 메뉴는 당연히 부타동이었다. 머릿속에 원래 가려고 했던 가게의 아쉬움이 남아 제대로 맛을 보진 못했다만, 오늘 하루의 여로를 풀어주기에 충분한 맛이었다.

 

#5. ‘텐킨’, ‘미쿠니 패스’, ‘하게텐’. 


2016.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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