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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조금 들어가니 멀리 절의 입구가 보인다. 아무래도 제대로 찾아온 모양이다.

 


아무래도 이 문은 산몬인 모양이다. 오전에 보고 온 산게츠몬도 산몬인데 확실히 이 산몬의 크기로 절의 크기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 모양이다. 저 뒤편으로 센가쿠지의 입구가 보인다.

 


안쪽으로 오니 조금 더 내가 아는 산몬에 가까운 모습의 문이 나온다. 아무래도 센가쿠지의 입구는 이곳이 맞는 것 같은데, 그럼 들어오기 전의 문은 뭐였을까? 아직 가람의 구성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고 심지어 일본의 절인지라 그 구조가 더욱 생소하게 느껴진다. 예전에 다녀왔던 신사나 절에서는 이런 문을 두고 로몬이라고 했던 것 같기도 한데 앞의 명판을 봐도 이곳이 산몬이 맞는 모양이다.

 


사진을 찍는데 셔터스피드가 영 나오지 않아 하늘을 보니 아무래도 맑은 하늘을 기대하긴 그른 것 같다. 그래도 흐린 날엔 한층 더 주변이 고요하게 느껴져서 그런지 이런 절을 돌아볼 때엔 제법 괜찮은 환경이긴 하다. 다만 사진장이로써 사진이 칙칙하게 나온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이곳 센가쿠지아코 의사로 불리는 47명의 낭인이 모셔져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본사에선 제법 굵직한 일 중 하나인 아코 사건을 일으킨 사람들인데, 흔히 말하는 사무라이 정신에 대해서 공감을 못하는지라 그다지 위인을 모신 곳으로 느껴지진 않는다. 분명 이라는 개념은 옛날에도, 지금에도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일본에서 표현하는 의 개념은 일종의 요소로 만들어 팔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인지, 나에겐 너무 과격해 보인다.

 



입구에서 향을 사다가 분향을 할 수도 있는데, 위에서 말했듯이 별로 위인으로 느끼지는 않기에 조용히 돌아만 보고 가려고 한다. 조금 놀란 건 외국인이 대부분이었다는 점인데, 일종의 기념으로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여기에 있는 사람들을 위인으로 여기고 기리기 위함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니면, 내가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일본의 절이나 신사를 다니기 전에 한 번 알아보고, 가급적 뒷맛이 찝찝해질 행동은 하지 않는 주의인지라 어쩔 수 없다.

 


마지막으로 아사노 나가모리의 아내인 아구리의 묘를 마지막으로 이 장소를 떠난다. 비록 나는 이곳에 볼멘소리만 잔뜩 냈지만, 그래도 이곳에 묻힌 아코 의사와 그들이 관련된 사건은 일본에서 유명한 가부키인 츄신구라로 지금까지 전해지고, 이들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기림을 받는다. 그래도 돈을 쓰는 사람은 나니까, 내 입맛대로 말해도 문제는 없겠지. 바로 옆에는 기념관도 있었지만, 굳이 이 이상 볼 건 없어 보인다.

 


산몬을 나와 5분 정도 걸으니 도착한 지하철역. 이제 이번 여행의 마지막 일정을 향해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마지막 일정은 이왕이면 숙소와 가까운 곳 위주로 잡아봤다. 도시를 여행할 때 공원에 들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마침 호텔 근처에 시바 리큐 은사 정원하마 리큐 은사 정원이 있어서 마지막 일정으로 아껴뒀다. 맨 처음엔 시바 리큐라는 사람이 있는 줄 알았는데, 와서 한자를 보니 시바 이궁’, 즉 별궁의 개념으로 천황의 임시 거처가 있던 곳인 모양이다. 은사 정원이라고 이름 붙인 이유는 아마도 천황이 도쿄에 하사했으니 그 은혜에 감사한다는 뜻인 모양이다. 일본 천황이 실제 갖는 권력을 생각해보면 하사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도시 한 가운데에 있는 공원이라는 점은 참 좋았는데, 아쉽게도 호수의 반 정도는 물을 막고 공사가 한창이다. 아무래도 호수 가운데의 작은 섬까지 갈 수 있는 다리를 놓는 모양이다. 주변 경관도 묘하게 아쉽고, 하늘도 흐리고... 일단은 호수 둘레를 따라 난 길을 걸어본다.

 


작은 언덕, 돌다리 하나하나 이름을 붙여 놓은 모습이 아기자기하게 느껴지기도, 허세처럼 보이기도 한다. 공사장 특유의 을씨년스러운 느낌과, 겨울 공원이 주는 휑한 느낌이 겹쳐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계절엔 좀 더 꽉 찬 풍경이려나? 한 바퀴 돌아봤지만, 딱히 쉴만한 공간도 없고 날씨는 변덕스러워서 갑자기 우박이 떨어지기도 하고, 오래 머물긴 그른 것 같다. 입장료가 조금은 아깝지만 하마 리큐 공원으로 가봐야겠다.



2018.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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