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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꽤나 빠르다. 강릉에 다녀온 지 2주째, 도쿄에 가기 위해 새벽부터 김포공항에 와 있다. 도쿄를 갈 때에는 나리타보단 하네다를 선호하는 편인데 그러다보니 전일본공수를 자주 이용하게 된다. 체크인을 하려 카운터로 가는데 시코쿠 관광 광고가 눈에 띈다. 한 번은 가보고 싶은 곳이긴 한데, 어째 매번 미루다보니 여태 가보지 못한 곳이다. 이번에도 12일로 도쿄에 다녀올지언정 시코쿠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체크인을 마치고 아시아나라운지에 들어왔다. 요즘 FSC의 라운지 서비스 대상 축소와 더불어 고급화가 한창이라는데, 여긴 아직 그 바람이 닿지 않았나보다. 뭐 딱히 먹을 것도 없고, 마실 것도 여의치 않다. 아무래도 끼니는 기내식으로 대신해야 될 것 같다.

 


출발 1시간 전이 되니, 직원이 나와 탑승 수속을 마쳐달라고 한다. 짐을 들고 출국장으로 나오니,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라운지를 보안구역 밖에다 만들어 놓다니, 이게 무슨 설계인가 싶다만 뭐 익히 알고 있었던 사항이니 누굴 붙잡고 얘기할 수도 없다. 그래도 자동출입국 도입 이후로 전보단 확실히 빨라진 것 같다.

 


제법 바람이 많은 날인지, 어느 정도 올라왔는데도 기체가 꽤나 흔들린다. 책을 읽기에도 조금은 피곤해 창밖을 보는데 저 멀리 익숙한 동네가 보인다. 예전부터 하늘에서 살고 있는 동네를 한 번은 꼭 보고 싶었는데 항로나 구름 문제로 매번 실패하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보게 된다. , 특별한 소감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한테 날개가 달리진 않았으니 제법 소중한 경험이라 생각한다.

 


ANA의 기내식은 여러모로 마음에 들어 했는데,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는다. 다 먹기엔 조금 배부를까 싶었다만, 여행만 가면 위장이 네 배는 늘어나는지, 채소 한 조각 남기지 않고 싹 긁어 먹었다. 항공 교통이 충분히 대중화 된 시대이지만, 그래도 하늘 위에서 먹는 식사는 여러모로 각별한 맛이다. 간식거리로 나온 마카다미아 포장이 안 뜯긴 게 아니고서야 구름을 보며 먹는 음식이 맛이 없을 리가 없지 않은가?

 


어제 여행 준비를 하느라 쓰지 못한 일기와 여러 입국 서류를 마저 쓰고, 가져온 책을 읽기 시작한다. 어느덧 비행기는 경주를 지나 동해 위를 날고 있다.

 


두 시간 남짓의 비행을 마치고 도착한 하네다 국제공항. 계단을 내려올 때 느껴지는 공기가 서울과는 사뭇 다르다. 도쿄도 이번 한파로 나름 평소보다 춥고, 눈도 많이 왔다고 들었는데 서울에 비할 바는 아닌 것 같다. 아무래도 가져온 장갑과 목도리는 수트케이스에 다시 넣어둬야겠다.

 



숙소가 있는 하마마쓰쵸까지 가기 위해 도쿄 모노레일 역으로 왔다. 국제선은 국내선 다음 역이기에 중간에는 자리가 없을 것 같아 끝으로 왔더니 이렇게 사진 찍으라고 마련을 해 놨다. , 나로서는 방앗간을 지어놨으니 참새는 머무르다 갈 뿐이다.

 



역시 예시 사진과는 뭔가 다르다. 뭐 비행기가 들어오는 길도, 마침 들고 있던 사진 장비도 다르니 당연한 일이다. 애초에 똑같은 사진을 찍을 거면 복사기를 들고 다니는 게 더 나을 태니 별 미련도 없다. 역광 때문인지 어째 눈으로 보는 게 더 나은 것 같아 잠시 자리에 서서 비행기를 몇 대 보내고 나니 멀리서 타고 갈 열차가 들어온다. , 다시 움직여보자. 즐거운 주말의 시작이다.


2018.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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