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W가 가져다 준 컵라면으로 해장을 하려고 했는데, 비벼먹는 라면이다. 맛은 있다만 해장이 필요한 아침인지라 속이 영 좋지는 않다. 아쉬운 대로 차나 한 잔 끓이며 TV를 켜 본다. 어제 나카스 강가에서 불던 바람이 범상치 않더니, 밤새 태풍이 가까이 왔나보다. TV에서 야단인 것 치고는 창밖은 조용해서 별로 위기감이 들지 않는다. 구마모토로 가기 위해 짐을 찾아 하카타 역으로 향한다. 여전히 밖은 조용하고, 하늘은 잔뜩 흐린데 동네는 고요한 그 느낌이 좋아 사진을 한 장 찍어본다. 그리고, 이 사진을 찍자마자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한다. 버스에서 내리니 이미 밖은 태풍 그 자체다. 뭐, 어차피 바로 지하도로 들어갈 거지만 혹시라도 열차가 끊길까 신경 쓰여 찾아보니, 다행히 내가 탈 구마모토까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