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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 4일의 짧은 여행이지만, 셋 다 엄청 뭘 해야겠다는 모임은 아닙니다.

맛있는 거 먹고, 푹 쉬고, 좋은 풍경 보고 정도.

 

오늘 저녁부터 내일 오전까지는 잠시 센다이를 떠나 료칸으로 가기로 했으니 일단 점심을 여기서 먹고 가 봅시다.

 

일본에 오면 은근히 챙겨 먹는 중화요리.

원조는 가려면 비자도 받아야 되고, 뭔가 혼자 먹기 힘든 분위기인데 반해 일본의 중식당은 허들이 낮은 느낌이거든요.

맛은 또 맛대로 좋고요. 다만 매운맛의 음식은 이거 괜찮나? 싶은 수준으로 주문해야 딱 맞게 나옵니다.

 

밥도둑 마파두부 한 그릇에 살짝 모자란 느낌은 산라탕멘으로 채워줍니다.

 

 

먼 거리 운전해야 하는 W도 W지만, 일행 모두가 카페인 중독자인지라 식후땡을 참을 수가 없죠.

웨이팅이 있어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다행히 주차장에 차도 옮길 겸 다녀오니 자리가 났습니다.

 

국내에서도 이제 예전처럼 보기 힘든 사이폰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이폰이 있으면 왠지 시키게 된단 말이죠.

근데 이거 되게 뜨거운데... 어떻게 따르지...

 

 

료칸까지는 한 시간 남짓.

그래도 차가 있으니, 없을 때는 상상도 못 할 동선으로 움직입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나니 료칸인 '유누시 이치죠'에서 이미 송영버스가 나와 있었네요.

뭔가, 지역 온천 치고는 가격이 있는 편이었는데 접객이 남다릅니다.

 

 

료칸 메뉴판이 아이패드인 건 처음 보네요. 거기다 꽤 깔끔한 한국어 번역까지...

약간 이 동네의 유지라도 되는 게 아닌가 싶은 사이즈의 료칸이었습니다.

 

동네도 좀 돌아보고 싶은데, 뭔가 나가기만 해도 종업원 세네 명이 붙어 버리니 부담돼서 안에서 쉬게 되네요.

 

팁이 없는 나라라 참 다행입니다.

W가 핸드폰을 차에 두고 와서 한 번 다시 나갔다 왔는데, 우스갯소리로 미국이었으면 지금 팁만 20불 나갔다고 했죠.

 

 

저녁은 가이세키.

언제던 료칸에서 가이세키를 선택하고 후회를 해본 적은 없습니다.

 

이 많은 가짓수에서 즐거운 기억 하나 안 나올 일은 없거든요.

유독 기억에 남는 건 역시 나베와 디저트긴 합니다만, 다른 요리도 전반적으로 좋았습니다.

 

 

약간 센과 치히로에서 본 것 같은 건물과 동네 분위기.

유명한 온천장은 오히려 이런 느낌은 못 받았는데, 딱 적당하니 좋네요.

 

 

식사도 했으니, 탕에서 몸을 좀 녹이고 옹기종기 모여 술병을 꺼내 봅니다.

W가 요즘 위스키에 취미를 깊이 들이더니, 가져오는 라인업도 잘도 골라왔네요.

 

코스터는... 봇치 더 록은 아직 안 봐서, 누가 누군지 모르겠는데 제 코스터에 그려진 캐릭터가 무좀 걸렸다는 것만 기억납니다.

 

탈리스커에 포트 조합은 정말 좋네요.

요즘 위스키 쪽에서 캐스크로 이것저것 많이 한다더니 확실히 관심을 멀리한 사이에 재밌는 녀석들이 많이도 생겼습니다.

어제 다녀온 바에서 마셔 본 독립병입 위스키들도 정말 재밌었고요.

 

 

조식은 화식으로. 양식 옵션이 있긴 했는데 그 정도로 모험을 좋아하진 않으니까요.

뭐 생선이야 맛있었는데, 두부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어디서 이런 잔을 산 거지 싶었던 커피잔도 신기했고요.

 

 

아침에도 탕에 한 번 다녀오고, 푹 쉬고 나니 어느덧 벌써 체크아웃 시간이네요.

동네를 한 번 둘러볼까 하긴 했는데, 뭐 딱히 살 것도 없고 먹고 마실 시간도 아니다 보니 바로 다음 목적지로 향하기로 했습니다.

 

본 목적이었던 휴식은 충분히 달성했으니, 이제 또 여행을 다시 시작할 시간입니다.

 

2024. 0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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