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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때, 중학교 동창 셋이서 함께 홋카이도를 1주일 동안 여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언젠가 결혼하기 전에, 다시 한 번 함께 여행을 가자 벼르고 있었지만 각자 살기 바빠서 미루기만 했었네요.

 

그 사이에 결혼도 하고, 이제 곧 주니어가 나오는지라 이제는 더 미룰 수 없게 됐습니다.

 

W가 낸 축의금이 많으니 답례라도 하러 다녀오고 싶다는 명분(?)도 확보, 허락보다 용서가 쉽다지만 그렇다고 그냥 갈 수 는 없죠.

다행히 아내의 윤허 아래 도호쿠 여행이 계획됐고, 역시 경력직들 모임 답게 순식간에 계획을 짜 다녀오게 됐습니다.

 

생각보다 붐비는 공항에 면세품은 탑승구 정반대로 배정해줘서 공항을 동->서->동으로 왕복했네요.

덕분에 승무원한테 연락까지 받은 다사다난한 출국이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여차저차 자리에 안착했습니다.

 

마침 왼편에 앉았고, 항로 상에 독도가 왼편으로 지나는 것 같아 혹시 볼 수 있을까 싶었는데, 아쉽게도 남쪽으로 좀 더 돌아서 가네요. 

 

 

그냥 브리또나 줄 것 같았는데 그래도 밥은 주네요. 주스가 오렌지 아니면 자몽 뿐인 건 조금 아쉽습니다.

뭐 길게 잡아야 두시간 날아가면 도착이니, 식곤증만 일으킬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합니다.

 

든든히 먹고, 에어팟 귀에 꽂고, 한 숨 자고 일어나면 어느새 착륙 준비할 시간일테니까요.

바람이 꽤 많은 날인지 한반도에서 일본 열도까지 오는 내내 비행기가 꽤나 흔들리지만, 잠깐 눈 붙이기엔 별 문제 없습니다.

 

 

도호쿠 대지진 때 큰 피해를 입은 공항으로 알고 있었는데, 지금은 흔적도 찾기 힘듭니다.

물론 공항 1층에는 여기까지 물이 차올랐다는 스티커가 기둥 저 위에 붙어 있었지만요.

 

동창 중 한명인 W는 이미 일본에서 취업하고 터를 잡고 살고 있었기에, 센다이 시내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공항에서 마땅히 볼 것도 없을 것 같고, 어서 시내로 넘어가죠.

 

 

2~3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센다이 공항철도.

아이폰에 깔아놓은 스이카가 잘 작동할까 반신반의 했는데, 이건 뭐 걱정할 여지가 없이 착착 긁힙니다.

 

옳게 된 아이폰... 한국에서는 언제쯤 교통카드 기능이 가능하려나요.

매번 일본보고 갈라파고스라 비웃지만 통신 쪽은 한국도 만만치 않은 것 같네요.

 

 

시내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습니다.

일단 짐을 호텔에 맞겨야 해서 잠깐 들렀는데, 직원 분이 딸꾹질이 계속 나시는지 말하시는 내내 딸꾹질을 하시네요.

 

계속 하시면서도, 태연하게 안내할 거 다 하고, 업무를 보시던... 프로네요.

 

 

같이 한국에서 넘어온 H가 여자친구 선물을 사러 간 사이, 센다이역 육교를 돌면서 역 근처 구경이나 좀 해봅니다.

일본 도시도 꽤 여러 곳을 다녔다 생각하는데, 여긴 묘하게 익숙한 느낌이 드네요.

 

대구나 광주 정도 놀러온 느낌?

뭔가 풍경이 기시감이 듭니다. 이상하게 익숙해요.

 

 

마냥 밖에 서 있기엔 조금 쌀쌀하니 W가 올 때 까지 커피나 한 잔 해야겠습니다.

대충 구글맵에서 평점 괜찮은 카페 하나 찾아서 들어간 '커피 살롱 토-몬'.

 

메뉴에는 스페셜티도 여럿 있었는데, 바에 앉아 앞의 머신을 보니 에스프레소 말고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크레마가 연하게 흩어지는, 편하게 마시기 좋은 에스프레소네요.

 

적당히 몸도 따뜻해지고, 카페인도 돌 때 쯤. W가 카페에 왔습니다.

여행을 시작할 시간이네요.

 

2024. 0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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