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 #4. 아쿠아플라넷, 남원

 

17시가 딱 되자마자 수족관으로 들어왔습니다.

여느 수족관처럼, 늘 있던 녀석들이 여기서도 또 보이네요.

 

귀여운 물범, 펭귄들을 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돌아다니게 되죠.

근데 물범은 어째 숨 좀 쉬고, 그대로 바닥으로 가라앉고... 저래도 괜찮은 건가 싶을 정도로 그냥 가라앉아버리네요.

 

아래층에는 댄싱 물범이라고 원통으로 물범이 오갈 수 있게 해 놓은 곳이 있는데,

이 녀석들 잠깐 다른 곳에 간 사이에 쓱 지나가고 앞에서 기다리면 절대 안 옵니다. 몇 번을 놓쳤는지...

 

 

아쿠아플라넷은 총 3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냥 쭉 걷다 보니 어느덧 한 층을 내려왔더군요.

사진이야 이것저것 많이도 찍었지만, 막상 할 말은 없는지라 적당히 이쁜 녀석들만 골라서 올려 봅니다.

 

바이칼 물범은 쉬는 중이라고 가려놔서 못 본건 좀 아쉽네요.

바이칼 호에 한 번 가보는 게 버킷 중 하나였는데, 아무래도 한동안은 힘들 것 같아 물범이라도 보고 싶었는데 말이죠.

 

 

어느덧 마지막 코스인 메인 수조. 역시 수족관의 백미는 메인 수조입니다.

 

여느 대형수조는 사진을 찍다 보면 묘하게 거슬리는 조형물이 하나쯤 찍히기 마련인데,

여기는 정말 바닷속에서 보는 것처럼 깔끔하게 나와주네요.

 

내려가는 길에 뚫린 창으로 보는 것도 좋았지만, 의외의 명당은 지하 1층의 아쿠아카페였습니다.

오후권 시간에는 카페가 문을 닫아 그냥 카페 자리에 앉아도 되고, 사람도 없었거든요.

 

 

수족관 말미에 있던 체험코너.

저는 열심히 물고기를 그려다가 스캔했는데, 옆에서 계속 웃고 있길래 봤더니 저보고 바보라고 하는 물고기가 지나가는 중이네요...

 

이거... 초등학생들이 주로 하는 것 같은데, 제일 초딩같은 물고기가 내 와이프 물고기라니...

 

 

아쿠아리움 1층에는 유미의 세포들 특별전도 같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19시에 폐장인데, 수족관을 다 돌고 나니 마침 딱 30분이 남아서 한 번 둘러볼 수 있었네요.

 

제주도를 컨셉으로, 캐릭터를 잘 녹여낸 멋진 전시였습니다. 아쿠아리움 하고 무슨 관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그래도 재밌게, 정주행 했던 만화여서 즐거운 시간이었네요. 보는 사람도 없어서, 편하게 이것저것 다 해가면서 놀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거 볼 때마다, 나중에 아이랑 오고 싶어 진단 말이죠. 그럼 자연스럽게 더 뒹굴고 놀 텐데!

특히 모션 인식해서 춤추고 그런 거 말이죠.

 

 

숙소를 신화월드에 잡아놔서 밤중에 제주도를 가로질러 가야 합니다.

저녁 시간도 한참 지났고, 어두운 제주의 밤길 운전은 꽤나 피곤한 일이니 가다가 끼니를 챙겨 봅니다.

 

너무 참기름 들어간 음식만 먹었더니, 햄버거가 확 끌려서 찾아간 '로빙화'.

로빙화가 뭘까 해서 찾아봤더니 루피너스의 대만식 표현이라고 하네요. 더 모르겠습니다...

 

 

뜻 모를 가게 이름이지만, 맛있는 가게라는 점은 확실히 기억에 남는 맛이네요.

근처의 숙소도 여기서 같이 운영한다는데, 다음 여행 때는 여기에 묵으며 밀맥주라도 몇 잔 들이켜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정말이지... 차가 있다는 게 이렇게 원망스러운 적은 오랜만이네요.

이런 햄버거와 피자에 맥주를 못 마신다니...

 

 

아쉬움을 뒤로하고 밤길을 내리 달려 이번 여행의 숙소인 제주신화월드에 왔습니다.

리조트긴 한데, 수영복 한 장 안 가져온 터라 제대로 누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새벽부터 움직인 오늘, 하루가 너무 길어서 그럴까요. 너무도 피곤하기에 일단 오늘 밤은 어서 누워야겠습니다.

일정을 그리 빡빡하게 안 세운 것 같은데, 하루가 잘도 지나가네요.

 

2023. 1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