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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여행할 때 제일 슬픈 점은, 못 먹는 음식이 많아진다는 점 입니다.

회나 고기는 물론이고 1인 메뉴로 편한 것은 기껏해야 백반, 국밥 정도죠.

 

하지만 여기는 경상도, 백반집을 가도 슬프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자고로 백반은 역전이죠.

다짜고짜 점촌역으로 가서 근처에 백반집을 찾아 봅니다. 아직 열차가 서는 역이니, 맛난 백반집이 분명 있을 겁니다.

 

 

애매한 상호, 하지만 홀로 구글맵에 평점이 있던 백반집영업중 표지에 불도 들어와 있으니 일단 들어가 봅니다.

 

 

8천원 짜리 청국장 하나 시켰는데, 생선구이 포함한 8첩 반상이 나오네요.

이게 K-오마카세아니 오마카세를 J-따로백반이라고 하는게 더 좋겠습니다.

 

근래에 보기 드문 가성비도 마음에 들지만, 뭔 밑반찬이 하나도 빠지는 맛이 없네요.

 

 

꺼억~. 백반 한 상에 이렇게 기분 좋은 건 오랜만이네요.

 

 

문경도 역사가 복잡해 시청 소재지인 점촌 쪽과 구 문경쪽이 나뉘어 있는데,

그래도 기차도 서고 시청도 있는 이 곳이 더 중심지인 모양입니다.

 

그럼에도 임대 딱지도 곳곳에 붙어 있고 거리에 사람도 적은 것이 활기를 많이 잃은 것 같아 아쉽기도 하네요.

한 편으로는 이 정도라도 유지되는 것도 대단하다 생각도 들고요.

 

 

드디어 미용사 분이 추천해줬던, 봉천사의 개미취 축제에 도착했습니다.

입장료는 현금으로 인당만원 이네요. 조계종 사찰 출입료가 무료화 됐다는데, 축제 참가는 별개인 모양입니다.

 

여기까지 올라오면서 주차 안내해주시는 지역 주민분만 한 다섯분은 봤으니, 그 분들 인건비 생각하면 못 낼 돈은 아니긴 하네요.

, 근데 가족단위로 왔으면 좀… '이런?' 소리가 날 것 같긴 합니다. 저야 홀로 왔으니까요~

 

 

신라의 마지막 왕자로 유명한 마의태자가 앉아 있었다는 마의태자석.

원래는 수몰될 위기였던 것을 이쪽으로 가져왔다고 합니다.

 

나름 인지도 있는 인물이지만 개미취 축제인지라 다들 여기엔 관심이 없네요. 덕분에 사진은 편하게 찍었습니다.

 

 

입장료를 생각하면 조금 삿된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그래도 절 한켠을 가득 채운 개미취의 색과 어우러진 모습은 돈 만원이 아까운 풍경은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가을꽃을 흠뻑 즐긴 것도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

 

 

저는 꽃도 좋지만, 역시 감이 열려야 가을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감나무도 한 컷 찍어 봅니다.

 

2023.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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