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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돌아와서 올라갈 것도 없이, 바로 풀 근처에 자리를 잡았다.

빨간 빈땅도 마시고~ 노란 빈땅도 마시고~ 밥 대신이니 안주도 넉넉하게 시키고~

 

그늘에만 있어도 땀이 금방 식는데, 맥주까지 한 병 걸치니 금방 선선해진다.

 

 

물가에 앉아만 있다 보니 수영도 하고 싶어 져서 잠깐 올라온 방.

그 사이에 이야... 저 수건은 어떻게 돌돌 말면 저렇게 되지?

 

호텔에서 이것저것 신경써 준 덕에 신혼여행 느낌이 물씬 나니 꽤나 기분이 좋다.

 

열심히 물놀이 하고, 주섬주섬 꽃 치우고 잠깐 눈을 붙이고 나니...

 

 

어느덧 저녁이다.

Y 핑계를 대며 그냥 쉽시다~ 했지만... 어쩌면 이 정도 일정으로 충분했을지도 모르겠다.

 

저녁은 호텔에 딸린 루프탑 바에서, 자리 예약을 하긴 했는데 굳이 안 해도 됐을지도 모르겠다.

한쪽에서는 연주가 한창, 조금 먹다 보니 가족 단위로 온 손님 중 한 명이 자기네 나라 노래를 신나게 부르고 계신다.

 

 

칵테일 한 잔을 서비스로 줄태니 나도 한 곡 부르는 게 어떻겠냐는 점원.

미안하지만... 결혼식 때 축가를 내가 불러서 한동안 노래는 영 안 끌린다...

 

대충 얼버무리고, 칵테일 몇 잔 들이키다 보니 어느덧 하늘에 별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스미냑만 해도 제법 밝아서, 기대한 것 만큼 많이 보이진 않았지만 그래도 뒤로 들리는 노래에 밤 풍경이 참 기분 좋은 추억이 되어준다.

 

 

전날 꽤 마신 것 치고는 깔끔한 아침.

호텔 조식은 메뉴가 살짝 바뀌고 있긴 한데, 사실 별로 체감은 안 간다.

 

 

오늘은 스미냑 거리를 조금 걸어보기로 한 날.

 

건기의 발리는 정말 구름 한 점 없는 날씨가 며칠씩 이어지나 보다.

그늘로 걷다 보면 여기가 동남아라는 것도 잊게 될 정도로 걷기 좋은 날씨다.

 

대신 거리를 가득 메운 차와 오토바이는 그다지 반갑지는 않지만...

 

 

웬일로 가고 싶어 하는 곳이 있길래 잠깐 들러봤다.

라탄백 가게라는데, 다른 건 모르겠고 빨래바구니는 좀 관심이 간다. 부피가 커서 사진 못했지만...

 

 

그러고 보니 연 날리는 것도 재밌다고 첫날 기사님이 알려주셨는데, 저게 설마 그 연인가...?

한 번 보여서 가끔 하늘을 보니 어딜 가든 저런 게 두세 개씩 날아다닌다.

 

연 생김새가 어째... 그다지 날리고 싶진 않다.

이게 땅에서 봐서 그런가, 어째 그냥 검은 비닐봉지 날아다니는 것 같기도 하고...

 

 

길을 걷다 만난, 무슨 풀인지 모를... 저 풀을 엄청 맛있게 뜯어먹던 녀석.

막상 사진 찍으려니 또 먹다 마네?

 

어째 여긴 닭도, 고양이도, 특히 개들이 다 깡말랐다.

 

 

거리를 걷다 보면 이렇게 사원도 틈틈이 보이는데, 약간 들어가기 망설여진다.

일본 여행 다니다 보면 절이나 신사에 그냥 들어가서 구경하고 나오곤 하는데, 이쪽은 아무래도 낯설어서 그런 걸까?

 

여행은 결국 아는 만큼 즐기기 마련인데, 아무래도 이쪽은 너무 아는 게 없어서 아쉽게 느껴진다.

대신에 그냥 보기만 해도 즐거운 그런 초심자의 행복도 있으니 결국은 행복~

 

 

아무리 그늘이 선선하다고 해도, 그래도 열대는 열대.

한 30분 걷다 보니 꽤나 피곤해져서 길가의 젤라또 가게가 보이자마자 들어왔다.

 

너무... 다 맛있어 보여서 5가지는 먹고 싶어서 큰 컵 사이즈로 골랐는데, 욕심이 과했나...?

가게 안에서 둘이 이런 거 먹는 사람은 우리뿐이다. 거의 다 먹고 나온 건 덤.

 

 

젤라또는 간식일 뿐, 주식이 될 수 없기에... 옆에 있는 식당에서 피자도 한 판 시켜봤다.

칸초네 피자가 뭔지도 모르고 시켰다가 나온 결과물에 일동 당황...

 

그런데 꽤 맛있다. 어차피 우리나라나 여기나 이탈리아는 아닌데 왜 여기가 더 맛있는 걸까...

배가 빵빵해지니 도저히 뭘 할 욕심이 나지 않아 그랩을 불러 숙소로 돌아가 본다.

 

 

숙소에 돌아가 수영 좀 더 하고... 푹 쉬다 저녁 먹으러 나와 봤다.

사실 첫날에 물에 머리를 담그는 것도 힘들어했는데 어느덧 제법 물장구를 치기 시작한다.

어차피 이번 여행 내내 할 것도 없으니 수영이나 배워가자고 너스레를 떨었는데, 이 속도면 정말 뭔가 하나는 배우고 갈지도?

 

여기는 호텔에서 거리로 나가는 길목에 있어서 지나갈 때마다 보인 타코 가게인데, Y가 한 번은 가자 해서 이번 기회에 들러봤다.

 

 

성공적... 칵테일 2잔에 음식 2개를 시켜도 3만원을 겨우 넘는 가격.

점심을 꽤나 배불리 먹었기에 이 정도로 먹는 저녁이 너무나 적당했다. 돌이켜 보니 적게 먹은 것도 아니긴 하네...

 

 

행복한 시간은 순식간이라고 했던가?

벌써 발리에서의 세 번째 밤이 지나가고 있다.

 

2023. 09. 05 ~ 2023. 09.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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