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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essay/2023

발리 - #1. 출국

바다지기 2023. 9. 17. 08:12 댓글확인

 

 

신혼여행으로 가게 된 발리. 생각해 보니 동남아시아는 처음으로 가 본다.

홍콩은 한 번 다녀왔지만, 뭔가 동남아로 치기엔 좀 애매한 느낌이 있다. 그 외엔 거의 일본만 다녀왔으니, 이게 제일 장거리 여행인 셈.

 

COVID 전후로 늘 한가한 공항만 봤는데, 이렇게 북적이는 공항을 보는 건 오랜만이다.

실수로 유심칩을 어제로 주문해놔서 당황했는데, 다행히 하루이틀 정도는 그냥 보관하고 기다려 주시는 모양.

 

산모수첩을 가져와서 우대출국 라인에 섰는데 보안검색만 우대고 결국 출국심사는 다 같이 합쳐져 그다지 빠르게 통과하는 느낌은 없다.

붐빌 땐 이것도 큰 도움이고 어차피 출국심사는 자동화돼서 크게 걸리지도 않으니까~

 

 

그래도 신혼여행인데 이참에 유럽 한 번 가자 싶었지만, COVID 이후로 치솟은 항공권 값이 내려오질 않는다.

 

결국 보복심리로 가까운 거리인 발리로 정하고 비즈니스를 질렀는데, 그 사이에 Y가 임신을 하게 돼서 완전히 전화위복이 됐다.

아무래도 임신 초기라 갈까말까 걱정이 참 많이 됐는데, 거리도 가깝고 자리도 편하니 그나마 마음을 좀 편하게 해 줬던 선택이었다.

 

 

적당히 일찍 도착한 공항, 당연히 아시아나 라운지를 같이 쓸 거라고 생각했는데 싱가포르 항공이 따로 라운지를 갖고 있었다.

싱가포르 항공은 타 항공사보다 비즈니스가 비싼 편이라 이럴 때 아니면 쉽게 이용하지 못할 것 같은데, 이 참에 즐겨보자.

 

 

음식도 맛있고, 무엇보다 이용객이 적어 조용하다.

예전에 홍콩에 갈 때 이용했던 타이 항공은 아시아나 쪽 라운지로 안내를 해줬는데, 그 때 기억과 비교하면 확실히 한적한 편.

 

중앙에 바도 있고, 슬링을 시켜볼까 했지만 그건 창이에서 해보기로 하고 일단 스텔라 생맥주나 한 잔 마셔보자.

 

 

적당히 먹고 쉬다 보니 어느덧 보딩 시간.

가자! 발리로~ 싱가포르 항공의 기내식은 여러모로 유명하던데 기대가 많이 된다.

 

 

시작된 사육의 시간.

메뉴는 북 더 쿡으로 미리 예약해놨는데, 뭘로 예약했는지는 이미 까먹었다. 아마 비프스테이크겠지...

 

싱가포르 항공을 이용한 사람마다 기내식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던데, 과연 다르지 싶다.

 

뭐 여태 경험한 비즈니스라고 해봐야, 아시아나, 타이, 전일본공수 정도...

의외로 맛 자체는 저 앞의 항공사들도 괜찮아서 이긴다고 보기 힘들지만 선택권에서는 압승이다.

 

 

연달아 나오던 음식을 다 먹고 나서, 한숨 자고 일어나니 어느덧 말레이 반도가 지도에 보인다.

풀 플랫 비즈니스는 타이항공 이후로 정말 오랜만인데, 역시 훨씬 덜 피곤하다. 건조해서 목이 까끌한 건 어쩔 수 없지만...

 

지난번에 탄 타이항공은 홍콩까지만 탑승해서 길게 눈 붙이기엔 좀 짧았지만,

이번에는 그래도 4시간 정도 날아가다 보니 확실히 한 숨 자고 일어나는 느낌이다.

 

 

꽤나 거칠었던 착륙 뒤에 처음으로 도착한 창이.

날이 더워서 기류가 어쩌고저쩌고... 기장 사과 방송이 나올 정도였으니 꽤나 거친 착륙이긴 했던 모양이다.

 

환승을 위해 나와 보니 환승편과 게이트 배정은 최고인데 라운지와의 거리가 최악이다.

애매한 환승시간 덕에 라운지를 갈까 말까 고민했지만, 그래도 일단은 가 본 라운지.

 

아... 인천이 좋은 거였네... 여긴 평범한 편이라 아쉽게만 느껴진다.

알고 보니 T3의 라운지가 훨씬 시설이 좋은 모양... 싱가폴에서 슬링을 한 번 시켜보겠다는 버킷은 복편으로 미뤄두자.

 

그래도 밖보단 편하니 적당히 주워 먹고 쉬다가 보딩 시간에 맞춰 나가야지.

 

Sunflower garden 이란 이름에 혹해서 갔는데, 그냥 평범한 흡연장 옆 공터 느낌.

그리고 처음 밖에 나왔을 때 느껴지는 습도와 온도는... 아 확실히 위도 다른 동네에 왔다는 느낌이다.

 

발리는 지금 건기라고 들었는데, 그럼 여기도 건기 아닌가?

날이 이래서 그런지, 아니면 에어컨 빵빵한 실내에 있다가 갑자기 나와서 그런지 꽤나 습하고 덥다. 발리도 이러면 곤란한데...

 

 

걸어가던 중 전광판에 탑승 예정인 항공편의 Status가 Gate is closing으로 나와서 몹시 당황했다.

아직 Boarding pass에 있는 Boarding time도 안 됐는데...

 

is closing... 이라 그냥 띄운 건지는 몰라도 괜히 발걸음이 빨라지게 만든 안내 멘트.

이대로 싱가폴 여행 되는 줄 알았다. 다행히 그냥 잘 태워준다. 게이트도 아직 열려있고...

 

 

그리고 다시 시작된 사육.

 

북 더 쿡에 있던 치킨라이스를 한 번 시켜봤는데, 이거 완전 삼계탕 속 찹쌀밥 맛...

맛있긴 한데, 왜 이렇게 백숙을 먹는 느낌일까.

 

알고 보니 실수로 소스를 안 줬던 거였고, 2/3는 소스 비벼서 맛있게 잘 먹었다.

승무원 분이 꽤나 미안해하시던데, 백숙 줘놓고 소금 안 준 느낌인 건가 이거...?

 

 

맛있게 먹고, 짧게 한숨 자고 일어나니 어느덧 어둑해진 창 밖.

드디어 발리,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오랜만의 여행인지라 멀찍이 해가 지고 있는 모습만 봐도 기분 좋다~.

 

2023. 09.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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