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따로 생각을 해두고 간 것이 아니라면, 도서관에서 무심코 집은 책이 내 취향에 맞는 책이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렇게 무심코 집은 책을 재밌게 읽었을 때의 만족감은 남다르기도 하죠.

 

아무래도 이 책을 집게 된 건, 제가 커피를 참 좋아하기 때문이겠죠.

꽤나 혀가 둔한 편이라 풍미니 바디감이니 산미니... 이런 것은 잘 모르지만.

그래도 첫 모금을 마셨을 때, 아 맛있다! 하는 느낌을 아무 곳에서나 받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카페 열 곳을 찾아 가면, 그 중 8할은 동네 프랜차이즈만 못한 게 사실이고

남은 가게도 커피를 위해 찾아 가기에는 망설여지는게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곳곳을 돌아다니며 지도 위에 찍어 놓은 핀에, 카페가 있으면 저에게는 꽤나 소중했던 기억이 되곤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난날 돌아 다녔던 카페들의 이름이 자주 보이는 점이 이 책을 재밌게 읽게 된 가장 큰 이유일 것 같네요.

 

커피 맛으로 유명해질 정도의 카페면 사실 자리 한 켠 차지하기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물며 그 곳에서, 그 가게를 일군 바리스타와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더욱 쉬운 일이 아니죠.

 

어쩌면 카페라는 공간은 손님 사이의 대화가 우선시 되기에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혼자 카페를 가는 것을 좋아하는 저에게, 커피를 마시며 대화할 상대가 없다는 것은 꽤나 심심해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런 저에게 이 책은, 바리스타들과의 대화입니다.

 

나에게 맛있는 커피를 내려줬던, 하지만 너무 바빠 보였기에.

그리고 내가 앉은 자리와의 거리 때문에 듣지 못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책입니다.

 

많은 바리스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개중에는 어떤 면에서는 나와 비슷한 사람들도 있다는 것.

그렇기에 그들의 이야기에서 유달리 재미있게 읽히는 이야기들도 꽤나 있습니다.

어쩌면 좋은 음반의 이름을, 좋은 카페의 이름을, 좋은 패션 브랜드의 이름을 얻을 수도 있겠죠.

 

큰 교훈이나 감동보다는, 잔잔히. 알고 싶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즐겁게 읽은 책입니다.

 

2023. 07. 30

'Media >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둑맞은 집중력  (0) 2023.10.31
비밀  (0) 2023.05.30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0) 2022.12.19
기적에 관하여  (0) 2022.11.19
에피쿠로스의 네 가지 처방  (1) 2022.11.1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방문자수
  • Total :
  • Today :
  • Yesterday :

Over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