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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이는 오다와라성을 뒤로하고 짧은 오다와라 여행을 마칩니다.

주말이라 북적일 신주쿠를 생각해 보면, 역시 이쪽으로 돌아온 게 더 나은 선택이었지 싶네요.

 

프리패스도 여기까지 오는 열차값을 쳐도 조금 더 싼 편이고요.

 

 

하코네 등산선을 타고 오다와라에서 하코네유모토 역에 도착합니다.

옆으로는 원래 탈까 고민했던 로망스카가 있네요.

 

 

 

처음으로 만난 하코네의 풍경.

관광지여서일까요, 확실히 일본에 왔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합니다.

 

많은 온천을 다녀본 건 아니지만, 온천지 풍경은 다들 뭔가 비슷한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 하네요.

시냇물이 있고, 거길 건너는 붉은색의 다리가 있고, 시냇물을 따라 건물들이 쭉 들어서 있는 풍경 말이죠.

 

제가 잡은 숙소는 여기서도 버스를 타고 조금 더 들어가야 하는지라, 토겐다이로 향하는 버스를 탑니다.

 

 

 

숙소에 다 와갈 무렵, 옆으로 센고쿠하라 고원의 풍경이 보입니다.

공기가 좋을 것 같아 가방에 런닝할 때 입을 옷을 좀 챙겨왔는데, 일단 런닝 코스 하나 머릿속에 넣어 둬야겠네요.

 

 

원래 조금 더 늦게 도착할 예정이었어서, 그 시간에 송영 버스를 예약했는데 어쩌다 보니 1시간가량 빨리 와버렸습니다.

숙소에 전화를 하려고 해도, 심카드가 통화가 불가해서 일단 걸어서 가보기로 합니다.

 

생각해 보니, 할머니 전화는 통화가 돼서 요금만 내면 통화가 가능했는데... 헛짓을 했네요.

그나마 다행인 건 길이 크게 험하지 않아, 10분가량 걸으니 도착할 수 있었다는 점일까요.

 

 

 

숙소에 도착하고, 체크인 관련된 서류를 작성하는데 작은 과자 하나와 차를 내어줍니다.

 

기내식을 배불리 드신 할머니가 점심을 못 드실 것 같다 하셔서 중식을 생략했더니 조금 힘든 타이밍이었는데,

딱 필요한 당분이 몸에 들어오네요.

 

 

한국 채널이 나올 리가 없는 료칸의 TV.

원래 다니면서 여행기나 쓰려고 가져왔던 맥북인데, 효도용품으로 용도전환합니다.

 

약간 이렇게 틀어드리고 나니 어린애들 뽀로로 틀어주는 것 같아 재밌네요.

어쨌거나 미스터트롯과 함께 할머니는 잠시 트로트의 세상으로 여행을 가셨으니, 저는 족욕이나 하러 옥상에 가봐야겠습니다.

 

 

숙소에서 보이는 이타리 이케와 골프장.

구글 리뷰를 보면 근처에서 온천수를 뽑아낸 뒤 저 연못에 모아서 재가열하고 각 시설에 공급한다고 하는데...

뭐 자세한 경로는 모르겠습니다. 굳이 찾아보진 않아서요.

 

그런 것보다는 뉘엿뉘엿 지는 해와, 노랗게 물드는 풍경이 더 중요하니까요.

 

 

아무래도 어르신을 모시고 가는 지라 방에 온천이 딸린 곳으로 선택했습니다.

대욕탕은 노천 식은 아니라 조금 더 안심이고, 여기는 바로 옆이니 뭔 일이 나도 바로 체크가 되겠죠.

 

료칸도 숙소에 딸린 욕조에는 온천수가 아닌 그냥 데운 물을 넣어주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도 여기는 욕조에도 온천수를 보내준다고 하니, 이왕이면 다홍치마입니다.

 

지하의 대욕탕은 또 다른 온천수를 공급받는다고 하더군요. 확실히 숙소와 달리 훨씬 탁한 물이었습니다.

 

 

일단은 아직 샤워할 시간은 아니기에, 발만 닦고 족욕탕으로 왔습니다.

유카타는 줘서 입기는 했는데, 불편해서 안 되겠네요. 밥 먹을 때에는 가져온 활동복으로 갈아입어야겠어요.

 

 

식사 시간이 되니 프론트에서 연락이 옵니다.

방에서 먹는 가이세키도 많지만, 여기는 밑의 식사처에서 석식, 조식이 진행되네요.

방에서 음식 냄새가 나는 건 사양인지라, 오히려 이쪽이 더 좋습니다.

 

 

전채요리, 회(사시미), 삶은 요리가 순서대로 나옵니다.

직원 분이 열심히 설명은 해주시는데, 아쉬운 어깨너머 일본어로는 뭔가 중요한 것만 살짝씩 들리네요.

 

샤브샤브 처럼 먹는 요리도 있었는데, 이건 먹다가 사진 찍는 걸 깜빡했습니다.

 

 

다음은 아마 오늘의 메인이 아닐까 싶은 이세에비 요리.

퍼포먼스 겸 음식 데우기 목적인 듯한 플람베네요. 짧은 시간에 새우가 저기까지 익진 않았을 것 같아요.

 

새우 쪽 음식은 껍데기가 귀찮아서 즐기진 않는데, 이 녀석은 크기까지 크니 발라먹는 게 일이네요.

 

 

새우와 함께 곁들여 먹으라고 나온 네기미소.

이런 류의 반찬을 만나면 당장 공깃밥부터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용암구이라는 거창한 이름의 메뉴가 나왔네요.

고기 네 점을 다 구울 때까지 온기가 유지될까 싶었는데, 의외로 온기가 꽤나 오래가더군요.

 

물론 나중엔 처음처럼 치이익 소리까지 내며 구워지진 않았지만, 오히려 천천히 구운 쪽이 더 맛있었습니다.

부위 자체도 맛이 있는 편이었고요.

 

 

드디어 나온 밥과 국.

아... 네기미소가 그리워지는 순간입니다.

 

이미 먹은 음식이 많아 배가 불러서 밥은 좀 남겼네요.

 

 

마지막으로 후식이 나오며 오늘의 기나긴 저녁식사가 끝납니다.

가이세키는 오랜만인데, 생각보다 힘든 녀석이었네요.

 

그래도 역시 료칸에 왔으면, 이렇게 맛난 음식을 줄지어 먹어줘야 제대로 왔다는 느낌이 듭니다.

뱃속도 두둑해졌겠다, 적당히 위에서 쉬다가 온천욕이나 조금 더 해야겠어요.

 

 

방에 돌아오니 테이블 위에 웬 찬합이 있네요.

야식을 준비했다는 안내와 함께 안에는 유부초밥이 두 개...

 

평소 같으면 너무 반가웠을 녀석인데, 오늘은 초생강만 먹고 싶어 집니다.

 

 

여차저차 소화도 조금 됐으니, 방에 딸린 욕조에서 잠깐 온천욕이나 하다 잠을 청합니다.

여행 첫날인지라 조금 피곤하기도 했는지, 욕조에서 나오고 물 한 컵 마시니 잠이 솔솔 오네요.

 

평소보다는 훨씬 이른 시간이지만, 할머니도 곧 주무실 것 같으니 저도 따라 누워야겠습니다.

 

2023. 0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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