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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왔던 입구를 지나쳐 강가를 따라 걷다 보니 성 외에도 여러 유적들이 보인다. 옛 성터라는데, 듣고 보니 그냥 언덕치고는 뭔가 부자연스럽다. 이 근방 가도의 시발점이 됐다는 곳을 지나 우루산마치로 향한다.

 


우루산마치’, 한국어로 표시된 역명판에 울산마치라고 돼있는 이 곳은 정말 우리나라의 울산과 관계가 있는 곳이다. 왜란 말 가토가 농성을 하던 울산 일대에서 잡아온 포로들이 이 근방에서 살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 흔적이 마을 이름으로 남은 것이다. 지금이야 비행기로 한 시간이면 오는 곳이지만, 당시로서는 이역만리였을 이 곳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마을 이름이라도 익숙한 이름을 붙였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내심 먹먹해진다. 이제는 울산과 구마모토가 자매결연까지 맺을 정도로 사이가 가까워진 것을 생각해보면, 사람 사이의 관계만큼이나 모를 일이다.

 


근처 편의점에서 간단히 배를 채운다. 어차피 밥을 먹으러 가는 길이긴 하다만, 공복에 계속해서 발품을 팔다보니 보통 배가 고픈 게 아니다.

 



시덴의 종점인 다사키바시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호텔에 딸린 바에서 본 책자에 맛집으로 소개된 가게에 가기 위해 왔다. 휴일이라 그런가, 사람은커녕 열려있는 가게도 몇 없어 보이는데 설마 그 가게도 닫은 건 아니겠지.

 


다행히 가게는 열려있었고, ‘쵸보야끼야끼소바를 주문하고 잠시 근처를 둘러본다. 굉장히 큰 고양이 한 마리가 누워있는데, 이 동네 대장이라도 되는지 사람이 오건말건 잠자기 바쁘다.

 


음식을 포장한 뒤, 근처의 공원에 가서 먹고자 앉았는데 생각보다 햇살이 따갑다. 따로 마땅한 장소도 없고 아무래도 다시 가게로 가서 먹어야 될 것 같다.

 




다시 돌아온 가게에서 식사를 시작해본다. 뭔가 일본 아저씨들이 좋아할 법한 맛과 향의 음식들인데, 왜 책자에 맛집으로 실려 있는지 알 것 같다. 내 입에는 조금 많이 짠 편이라, 맥주 생각이 간절해진다. 아직 해가 중천이기에 술은 겨우 참고, 아쉬운 대로 물만 들이킨다. ‘쵸보야끼에서 나는 비릿한 냄새가 참기 힘든 지 냉장고 위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계속해서 야옹거리는데, 사람 입에도 짠 걸 먹일 수는 없지.

 

2018.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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