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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니 눈가가 불편한 게, 아무래도 다래끼가 난 것 같네요.

아무래도 혼자 편하게 다니던 여행 보다는 신경 쓰이는 게 많은 건 사실인지라, 피곤하긴 한 모양입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오늘도 달려야죠. 이럴 때야말로 체력이 필요한 순간이니까요.

어제 운전을 하다 보니 호수를 뺑 둘러 뛰기 좋은 길이 나 있길래, 아침 일찍 나가이케 수변공원에 왔습니다.

 

 

런닝을 마치고 오면 조금 구름이 걷힐까 기대했는데, 아무래도 힘들겠네요.

아무래도 어제 잠깐 보여준 모습에 만족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믈렛을 주문하면 바로 옆에서 해주는데, 생각보다 주문표가 굉장히 세세합니다.

끼니 대용으로도 괜찮은 크기의 오믈렛, 적당히 맛있는 뷔페 음식에, 이 지역 산채로 준비했다는 샐러드를 먹고 나니 제법 배가 차네요.

 

다 먹고 나서 음료나 마시려고 기웃거리는데, 두부부터 해서 끌리는 음식이 반대쪽에 다 몰려있었는 걸 봐버렸습니다.

이미 배는 차 버렸고... 팔자죠 뭐. 오믈렛의 함정에 빠졌네요.

 

 

새 모이를 저 나무 테이블 위에 올려두는지, 숲에서 계속해서 새가 한 번씩 나와 물고 숲 속으로 도망갑니다.

별 거 아닌 풍경이지 싶지만, 어느새 멍하니 새가 날아들고 날아가는 모습을 보게 되네요.

 

 

체크아웃을 하기 전에 안에 있는 대욕탕을 이용해 봤습니다.

소독을 하는지 염소 냄새가 꽤 나지만, 성적표를 붙여놓은 걸 보니 온천수는 맞는 모양이네요.

 

꽤 큰 대욕탕에 노천탕까지. 시설이 좋은 편이어서 마지막까지 푹 쉬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친구가 이 근처인 후지노미야에서 일했던 적이 있어서, 이 근처에 가볼 만한 곳을 물었는데 대답이 하나같이 시큰둥했었죠.

그렇다고 이 흐린 날에, 또 호숫가를 돌기에는 애매해서 오시노핫카이에 와 봤습니다.

 

주차장은 근처에 많은데, 하나같이 우체통같이 수금함 하나 걸어놓고 무인으로 영업 중이네요.

여행 중에 쌓인 동전을 치울 좋을 기회입니다. 여차저차 잔돈을 잘 긁어모으니 300엔은 충분히 나오는군요.

 

 

이른 시간임에도 단체 관광객으로 꽤나 붐빕니다.

차가 없으면 오기 힘든 곳이라 생각했는데, 전세버스가 있는 단체 관광객들에게는 오히려 필수코스가 된 듯하네요.

 

핫카이. 여덟 개의 바다라는 뜻 입니다만, 사실 연못의 크기가 '바다 해'를 붙이기에는 좀 많이 작지 않나 싶습니다.

지질학적으로는 재밌는 곳 같다는데, 관광객 입장에서는 그냥 물 웅덩이 정도 느낌이네요.

 

그나마 처음 만난 와쿠이케와 오카마이케가 기억에 남는 풍경입니다.

유난히 푸르고, 깊은 연못들이라 처음 보는 풍경이기도 했고요.

 

각 연못마다 와카가 새겨진 비석이 있던데, 와카는 뭐가 뭔지도 몰라서 그냥 '아 비석이다.' 싶은 느낌이네요.

 

 

 

서로 멀지 않아서 여덟 개의 연못을 다 돌아보는 중이긴 합니다만,

핫카이를 보는 것보단, 오히려 깨끗한 물이 흐르는 옆으로 걷는 재미가 더 좋았던 기억입니다.

 

조용한 거리, 오래된 나무, 깨끗한 물. 가만히 걷기만 해도 즐거운 길이죠.

따로 입장료가 있는 곳도 아닌지라, 그냥 주차비 내고 즐겁게 산책 한 번 했다고 생각하면 괜찮았던 장소입니다.

 

 

어제까지는 아침밥이 두둑해서 점심을 따로 안 챙겨 먹었다만, 오늘부턴 간단한 거라도 챙겨 먹기로 합니다.

근처에 유명한 우동집이 있다길래, 남들보다 조금 일찍 찾아가 봤습니다.

 

 

이런 오래된, 지역 맛집의 특징은 일본어 모르면 주문도 힘들다는 점이겠죠.

그나마 우동 관련된 용어들은 한국에서도 이래저래 많이 들리다 보니 히라가나만 읽을 줄 알아도 크게 어려울 건 없습니다.

 

고기와 계란이 들어간 카케우동 한 그릇.

짭짤한 국물에, 우동으로 유명하다는 말이 거짓말은 아닌지 면의 식감이 보통이 아닙니다.

이건 국수 쪽이라기보다는 수제비 같다는 느낌마저 드네요.

 

이제 식사도 마쳤으니, 일정을 조금 당겨서 고텐바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요코하마까지 이동해야 하는데 본래 일정대로면 퇴근 시간대와 겹칠 것 같아 조금이라도 빨리 넘어가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돌아가는 길은 올 때와 달리 미쿠니 고개를 넘어가기로 합니다.

가는 중에 전망이 좋은 주차장이 있는데, 꽤나 유명한 곳인지 사람들이 꽤 모여 있네요.

 

조금만 기다리면 후지산을 가리고 있는 구름이 걷힐 것도 같아 한 15분 정도 앉아 있었습니다만,

앞에서 사진기를 들고 기다리던 할아버지들이 철수하는 걸 보고 가망이 없나 보다 싶어 함께 철수했습니다.

 

유독 친절하게 여기와 있는 사람들마다 말을 걸던 분이 한 분 계셨는데, 뭐 하시는 분이었을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일본어가 짧아서 풍경 좋네요~ 놀러 왔어요 정도 얘기만 나눴네요.

대화가 짧았어서 오히려 좋은 이미지였으려나요? 어쩌면 무슨 종교 전도였을지도 모를 일이겠죠.

 

 

일찍 차를 반납한 덕에 몇 천 엔을 환불받고, 고텐바 역에 왔습니다.

이제 다음 일정은 요코하마, 그다음은 도쿄네요. 한적한 풍경은 여기가 마지막이 될 것 같습니다.

 

2023. 0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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