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자신이 싫어하는 일 두 가지를 하는 것은 영혼에는 좋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만화인 ‘바텐더’에 나온 대사이다. 저 한 구절이 너무 좋아서, 그 출처인 ‘달과 6펜스’를 읽게 됐다. ‘달과 6펜스’를 읽으며 가장 백미였던 부분은 역시 글의 말미에서 보여주는 ‘스트릭랜드’의 마지막 그림일 것이다. 어떻게 이 작가는 글로써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삽화 한 장 없는 이 투박하고 얇은 책 속에는 실재로는 존재하지도 않는 ‘스트릭랜드’의 모든 그림이 담겨있다. 그가 문드러진 육신을 이끌며 최후의 그림을 그릴 때에는 그 낡은 화방에서 천천히 붓을 움직이는 병든 화가의 모습마저 머릿속에 그려지며 읽는 이로 하여금 전율하게끔 한다. 이런 멋진 그림을 그린 괴짜 ‘스트릭랜드’. 돌연 화가가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