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좋아하고, 사실 어디를 가던 즐길 자신이 있지만 그럼에도 갈 곳을 고르는 일은 여행의 모든 과정 중에서 가장 어려운 일일 것이다. 맛있는 음식을 따라서, 제철 풍경을 따라서, 그것도 아니면 갑자기 일출이 보고싶어서… 온갖 이유를 들어 곳곳을 돌아다녀봤는데, 이번엔 순전히 운에 맡겨보고자 한다. 핸드폰에 적당한 룰렛 앱을 깐 다음, 백의 자리, 십의 자리, 일의 자리로 각각 룰렛을 만들어 돌려본다. 나온 숫자는 749. 그럼 이제 지도책에서 749번 지방도가 어디 있는지 찾아보자. 그렇게 이번 여행의 행선지가 정해졌다. 749번 지방도는 대전에서 임실을 지나 김제로 향하는 지방도이다. 퇴근하고 인천에서 출발하는 나로서는 전주까지의 길이 너무 멀기에 지방으로 여행을 갈 적엔 대전을 자주 경유한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