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포영화를 싫어한다. 하지만 귀신이나 괴물 등이 배제된 스릴러는 굉장히 좋아하는데 ‘양들의 침묵’은 이러한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빼놓을 수 없는 명작이다. 스릴러의 생명은 긴장을 일으키는 각종 장치들인데 이미 나온 지 15년이 넘어 영화에 등장하는 작은 소품들의 사소한 의미까지 밝혀진 이 영화가 아직도 생명력을 갖고 회자되는 것만 보더라도 얼마나 잘 만들어진 영화인지 알 수 있다. 두 시간 동안 단 한 순간도 마음을 놓고 볼 수 없는 영화, 다 알고 봐도 긴장감 넘치는 영화. ‘양들의 침묵’을 오랜만에 집에서 보기로 했다. 미제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를 둘러싼 각종 사건들, 이렇게 써놓으니 어느 나라 영화, 아니 안방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 한 이야기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게 전부다. ‘버팔로 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