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먹거리를 찾아 아파트 상가로 왔습니다.
학교 옆이라 그런가, 동네 서점도 있고 교복점도 보이네요.
옛날 아파트 상가들은 거의 이런 느낌이었죠, 2층 정도 되는 높이에 벽에는 꼭 저렇게 어떤 가게가 들어와 있는지 안내가 붙어 있었습니다.
외벽에 붙어있기도 하고, 구태여 점포 정리하며 저 안내까지 정리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기에 한참 전에 망한 가게도 그대로 붙어 있곤 했죠.
카페가 하나 보이는데, 간단한 요깃거리도 팔지 않을까 싶어 들어가 봅니다.


토스트를 같이 하는 가게네요. 샌드위치랑 다르게 토스트는 어디서 냉장 사 오는 경우가 거의 없죠.
방금 따끈하게 데운 빵이 맛없을 일은 별로 없기에 바로 주문합니다.
뭔가 얼마 전 여의도에서도 그렇고, 이상하게 오전 간식으로는 토스트를 자주 먹게 되네요.
가게 앞에는 주인 분께서 키우는 듯한 다육이와 식물들이 좀 있는데, 화분 몇 개는 죽은 것까지... 동네 가게 맞네요.
의자는 약간 동네 분양사무소에서 협찬한 느낌이긴 합니다만, 잠깐 쉬어가기엔 부족함이 없습니다.
옆에서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듯 한 부모님들이 자식 교육으로 도란도란~
교육에 대해서는 한없이 방임주의인 저로써는 다른 세계의 얘기이군요.

배를 채우고 다시 신정기지 쪽으로 걷는데 큰 우체통이 하나 보입니다.
예전에는 골목골목 작은 우체통이 서있곤 했는데, 이제는 한 곳에 그냥 크게 있나 보네요.
생각해 보니 최근에 등기나 우편을 보낼 때에도 우체국을 그냥 찾아가서 보냈지 굳이 우체통을 찾지 않았네요.
집에 우표도 한 장도 없고요. 그래도 이렇게 우체통이 있는 걸 보면, 아직 이걸 쓰는 분도 계시긴 하다는 거겠죠.

이 근처를 큰길 따라 지난 적은 많아도 이렇게 골목 안으로 들어온 건 이번이 처음이긴 합니다.
대학교 때 친구가 목동에 살아서 농구 한 판 하려고 오목천 쪽에 갔던 기억이 있긴 한데, 뭐 이런 거랑은 좀 다르니까요.
뉴스와 부동산 앱으로만 보면 어마어마할 것 같은 동네도 사실 막상 걸어보면 다 그냥 우리 옆집 같고, 옛날에 살던 집 같고 그러네요.
강남 쪽 하고는 다른, 조금 더 사람 사는 느낌이 묻어나는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도로 폭이 적당해서일까요, 가로수가 꽤 오랫동안 잘 자란 덕일까요. 아니면 어릴 적 많이 봤던 아파트와 상가의 형태 때문일까요.
뭔지는 모르겠지만 빌라촌이 유년기 적을 생각나게 한다면, 이런 거리는 중학교 때쯤을 생각나게 만드네요.


지하도를 지나고 나니 갑자기 철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가끔 보던 사진은 훨씬 가까이에서 찍었던 것으로 기억나는데, 아마 저 앞의 육교에서 찍은 사진인가 보네요.
조금 더 앞으로 가봐야겠네요.

마침 아시아나가 지나가서 얼마 안 남은 항공사라 찍어봤습니다만, 광각으로는 어디 비행기인지 티도 잘 안 나네요.
강서구와 양천구의 화제 중 하나가 김포공항 소음이라고는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만, 확실히 소음이 심하긴 해서 조금 놀랐습니다.
그나마 제주도 가는 작은 비행기면 괜찮은데, 국제선에 들어가는 조금 큰 비행기가 지나가면 눈에 띄게 소리가 울리긴 하네요.
다니는 회사가 있는 광명이나 지난번에 올랐던 관악산에서도 소음이 생각보다 커서 놀랐습니다만 여기에 비할 바는 아니군요.
뭐 공항 먼저 지은 땅 아니냐는 말도 있긴 합니다만, 아무튼 여기에 택지 개발을 한 것도 정부이니...
확실히 사는 분들 입장에서는 많이 거슬릴 것 같긴 하네요.

차량기지를 둘러싼 울타리에는 장미를 쭉 심어놨습니다.
보안시설이니 철조망이 어쩔 수 없긴 합니다만, 그냥 장미로 담장이 돼있었으면 이 길이 얼마나 예뻤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아니면 순서라도 반대였으면 어땠을까요.

생각보다 높았던 육교를 오르고 나니 멀리 차량기지와 그 위에 지은 아파트가 보입니다.
여기 이후로는 이러한 시도가 다시없었던 걸 보면 비용도 비용이지만, 생각보다 문제가 이것저것 있지 않을까 싶긴 하네요.
차량기지 특성상 늦은 밤과 새벽에 주로 입출고가 진행될 테니, 그냥 기찻길이 옆에 있는 것과는 또 다른 불편함이 있었을 것 같긴 합니다.
그래도 풍경 자체는 꽤나 눈에 들어오네요. 망원렌즈를 제가 들고 다녔다면 한 번 쭉 당겨서 찍어봤을 것 같습니다.

다시 육교를 내려서 가던 길을 갈까, 아니면 이왕 올라온 길 쭉 앞으로 가볼까.
솔직히 큰 고민 안 했습니다, 왔던 길 돌아서 가는 건 언제나 새로운 길로 가는 것보다 내키지 않는 선택지죠.
이 육교 밑도, 육교 옆의 초등학교 밑도 모두 선로가 지나가는 차량기지 부지라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네요.
아파트만 올린 게 아니라 작은 도시 하나를 차량기지 위에 다 올려놨었군요.
2026. 0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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